3. 특수교육 잔혹동화(헨젤과 그레똥)

by 특수교사 호짠

※ 이 이야기는 한 스푼 작가의 경험과 수많은 허구적 창작을 통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특수학교에서는 신변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도 스스로 씩씩하고 건강하게 신변처리를 해내는

멋진 학생들이 더 많다는 점을 밝혀둔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하였던가?

일반적인 성인 역시 살다 보면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듯

이미 충분히 신변처리를 하는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속이 좋지 않거나,

생각지 못한 강력한 생리현상이 생겨난 날에는 실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굉장히 덩치가 크고 양이 많은 남자학생이었다.

평상시에는 화장실도 스스로 잘 가고, 처리를 잘하는 학생이었으나,

그날만큼은 그의 뱃속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거대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으리라..


사건을 파악한 것은 이미 그레똥이 계단을 타고 3층 본인의 학급에 들어간 후였다.

모든 사건과 사고는 사전 예방과 초등 대처가 중요하다고 했던가?

슬프게도 우리는 사건을 발견하였을 때에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 것이다.


뱃속의 전쟁을 부여잡고 그레똥은 마치 전래동화 속 '헨젤과 그레텔'처럼 조금씩 조금씩

자신이 걸어온 길에 흔적을 남기며 3층 본인의 교실까지 이동했다.


아아... 너는 정녕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냐...

이미 사건은 벌어진 후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장갑과 물티슈, 소독용 알코올을 들고 집결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그레똥의 흔적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마치 사건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을 따라가며 흔적을 지워 나가는 하나의 '의식' 같았다.


다만 그 흔적 중 '절정'이 나에게 왔다는 사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바로 내가 '그레똥을 씻기는 일'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미 하반신 많은 부분에 흔적을 남긴 그레똥과 함께하는 시간은 엄청나진 않았지만,

이 이야기의 '절정' 즉 '클라이맥스'라고 부를 만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헨젤과 그레똥' 사연은 마무리가 되었다.

추후 1~2편의 속편이 나오기는 하였으나, 이미 사건을 겪어본 사람들에게

그레똥의 흔적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수학교에서의 이야기를 쓰다면 정말 잔혹동화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정말 그레똥은 집으로 가는 길을 남기기 위하여 표식을 남겨둔 것이었을까?

오늘의 잔혹동화 '헨젤과 그레똥'이었다.


※ 해당 에페소드는 특수교육의 현실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작성한 글이며,

특정 대상을 희화화하거나 차별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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