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특수교육 잔혹동화(어린 왕자 - 교사의 책임감)

by 특수교사 호짠

※ 이 이야기는 한 스푼 작가의 경험과 수많은 허구적 창작을 통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모든 교사는 자신만의 고유의 교직관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누군가는 나의 작은 고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누군가는 귀찮은 꼬꼬마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는 예시이지, 그런 교사를 보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린 왕자'에 빗대어 나의 교직관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어린 왕자'에는 많은 등장인물과 에피소드가 나오지만, 여우와 장미꽃의 이야기가 유독 떠오른다.

그중 '여우'와의 소통을 통해 어린 왕자는 '길들임', '관계'의 개념을 배우게 된다.


사실 깊은 내용으로 들어가면 조금 다르기는 하겠으나,

이것은 마치 특수교사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우의 표현 중에는 '길들인다는 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너는 아주 인내심이 강해야 해', '너의 장미가 소중한 것은 장미를 위해 쏟은 시간 때문이야' 등등등 멋진 표현이 많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라는 '라포'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생긴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충분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의미와 교류가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기들도 모두 알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누가 자기를 좋아하고, 누가 자기를 위하는지 말이다.


이렇게 '여우'와의 소통을 통해, 길들임, 관계와 시간의 중요성을 를 배우게 된 어린 왕자는 이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게 되고, 왕자의 별에 두고 온 '장미꽃'을 기억하게 된다.


사실 이 글의 본질적이 내용인 '나의 교직관'에 맞닿아있는 것이 바로 이 '책임감'이다.

내가 생각하는 교사란 '장미꽃' 즉 '학생들'에게 단순하게 물을 주며 이뻐해 주고, 덮개를 씌워 보호해 주는 역할이 아니다.

때로는 장미꽃이 원하지 않아도 잎을 쳐내야 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가시에 찔리기도 하며, 가끔씩은 장미꽃의 까다로운 성격에 맞서 행동 지도를 해야 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것들, 교사로서 해야 하는 기준점을 잡고 지켜내는 것, 내가 교사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교사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사로서의 덕목이다.


단순하고 맹목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말은 자칫, 쉽게 쓰이고, 쉽게 지워지기 쉽다.

그래서 나는 무정하고 딱딱해 보일지 몰라도 '책임감'이라는 말이 '나'라는 교사에게 더 적합한 교직관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왕자와 장미꽃의 모습처럼,

서로를 길들이기 위해 시간을 쏟아 관계를 맺고, 그 관계에 대하여 서로의 책임을 다하는 것

내가 교사로서 학생에게 책임을 다하는 것

내가 앞으로 지켜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지켜나가고 싶은 이야기이다.


오늘의 잔혹동화 '어린 왕자 이야기'었다.


※ 해당 에페소드는 특수교육의 현실을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작성한 글이며,

특정 대상을 희화화하거나 차별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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