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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WA Feb 17. 2022

한국 스타일, 일본을 잡아먹기까지

韓国スタイルが日本を飛び越えるまで-


한국에서 일본 패션이 동경의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중 고등학교 때는 일드가 한참 유행하면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고쿠센, 꽃보다 남자 등을 보며 마츠모토 준과 오구리 슌에게 마음을 뺏겼고 남자들은 드래곤볼/블리치/슬램덩크 등의 만화책을 몇 번이나 돌려보며 남자들의 우정과 청춘에 열광했다.


자연스레 일본 콘텐츠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일본틱한 패션 스타일과 개성 넘치는 메이크업에도 눈길이 갔고 그즈음 한국의 여러 매체에서도 일본의 갸루(ギャル)들을 비춰주며 더욱더 일본이라는 나라는 개성 넘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 줬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스트릿 패션들이 한국에서 붐을 타기 시작하면서 '꼼데 가르송'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 등 일본 유명 디자인 브랜드들도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이름세를 알리기 시작했고, 직구나 구매대행으로 이 브랜드의 옷들을 구하고 싶어도 너무 인기가 많아 쉽지 않았다.


이때의 J -style = Trendy 하다는 인식이 한국에서 통상적이었다.


(왼쪽부터) 이세이미야케 / 카와쿠보 레이 / 요지 야마모토


그러나 언젠가부터 일본 스타일은 더 이상 한국에 통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더 이상 한국에서 일본 스타일이 후킹(hooking)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겠다. 오히려 이제 일본 스타일을 떠올리면 레이스는 치렁치렁 에 남녀 가릴 거 없이 뾰족한 눈썹 산, 과한 머리 볼륨 등을 떠올리며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트렌디하다 인식되던 그 일본 스타일이 왜 이젠 "촌스러워"보일까?

맥도날드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해졌다는 기사참조

내가 살아보고 겪어본 일본이라는 나라는 모험을 하지 않는 나라다. 익숙한 것들을 안전하다 생각하고, 변화의 바람을 편리하다 생각하는 것이 아닌 다소 위험하고 귀찮은 변화라 생각한다. 은행 전산 시스템을 디스크를 쓰다가 CD로 바뀐 게(..) 최근이고 맥도널드에서 카드 결제를 도입한 것도 불과 몇 년 전에서야 가능해진 것만 봐도 그들이 변화의 물살에 올라타는 것이 얼마나 느린지 알 수 있다.


나는 일본을 볼 때마다 "변함이 없다"라고 느낀다.


이는 절대 좋은 말이 아니다. 몇십 년 전 내가 교복을 입고 봤던 일드에서 나오던 스타일들과 지금 넷플릭스에서 보는 최신 일드들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스타일들을 보고 계속해서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면 일본의 스타일은 계속 고여있다는 말인데 당연히 몇십 년이 지난 지금 볼 때는 '촌스럽다'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일본 애들은 저게 진짜 힙하고 이쁘다고 생각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최근 일본의 1020세대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한국 스타일, 일본을 잡아먹다.

지금 일본의 MZ세대들은 한국 콘텐츠와 아이돌, K-style에 열광하며 동경하고 있다. 연신 한국 드라마를 돌려 보고, 한국 아이돌들은 웬만한 한국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들은 일본에서 반드시 더 핫하고 빠르게 전파되며 일본 스트릿 패션은 한국 스타일과 더욱더 비슷해지고 있다.


일본 스트릿 패션 사이트 ( style arena ) 2021.11월 스트릿 패션


이게 무슨 한국 스타일이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사람들이 한국 길거리에 있다고 가정할 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한국스럽다"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반증으로 이미 여러 한국 패션 플랫폼들이 일본 유저들의 니즈를 읽어 트렌디하고 가성비 좋은 한국 패션을 내세워 일본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이는 패션에 국한되는 것뿐만 아니라 K-스타일 전반적으로 일본 시장에서 니즈가 있기에 오늘의 집/당근 마켓/강남언니 등 여러 플랫폼들이 일본으로 진출 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쟁력, 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 & 트렌디한 콘텐츠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한국의 독보적인 경쟁력은 "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과 "트렌디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일본은 현금화를 버리지 못하고 1엔玉까지 짤랑이며 들고 다니지만 지금 한국은 신용카드가 없는 10대들도 현금 대신 체크카드 또는 교통카드를 충전해서 다니 이제는 현금 없는 버스가 도입될 만큼 모두가 빠르게 변화되적응하고 있다.


콘텐츠 또한 마찬가지다. 작년 전 세계를 뒤들었던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넷플릭스의 인기순위에서 한국 드라마는 빠지지 않고 랭킹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K-pop 아이돌들을 말하자면 라 시절, 신오쿠보를 뒤흔들었던 동방신기 / 빅뱅을 지나, 현재는 BTS / 블랙핑크 / 트와이스가 일본 연예 시장을 기강을 꽉 잡고 있고, 이런 한국 아이돌들의 스타일은 고여 있는 일본 아이돌들의 스타일과 비교하면 단연 독보적으로 트렌디하고 멋지다.


(왼쪽부터) BTS / 일본 넷플릭스 순위 1위 사랑의 불시착 / 한국 헤어 스타일을 실어놓은 잡지


이런 한국의 개발 변화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빠른 적응력과 막강한 콘텐츠가 합쳐지니 K-style = Trendy의 공식으로 바뀌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본에서도 본인들의 고인 흐름을 충분히 알고 있기에 여러 도전들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고여버린 일본이 다시 흐르기 위해서 어떤 도전을 할지 기대가 되지만,

후 몇십 년 간은 또 변하지 않을 거라 예상한다. 어쩌면 고임을 전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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