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마산 메밀국수향기
23년 1월에 회사로부터 부산에서 근무하라는 업무 분장을 받고 혼자 사는 올아비처럼 주말 부부 남자에게 필요한 살림살이를 챙겨서 부산 전포동 사택 원룸으로 내려왔다. 업무는 업무대로 인계받고 생활은 생활대로 정리하면서 두 달을 흘려보내고 3월부터 경상남도 관할 지역 업무를 점검하면서 (구) 마산에 갔었다. 개인 차량은 서울에 두고 부산에서는 대중교통만을 이용하다 보니 마산까지 가는 것도 시외버스를 이용해서 가게 됐고 마산에서도 현장까지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마산이라는 곳을 태어나서 55세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와보지 않던 곳을 와보니 서울과 부산이 다르듯이 부산과 마산은 완전히 다른 곳이고 다른 여타 지방 소도시와 비슷한 분위기를 갖는 곳였다. 단지 내가 프로야구를 좋아하다 보니 NC 홈구장이 현장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는 것에 애착이 밀려 들어왔다. 점심 무렵에 현장에 도착해서 근처 메밀국수 식당을 들어가 요깃거리를 주문하고 앞에 차려진 반찬들을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하나씩 음미해 봤다. 그중에 겉절이 김치가 있어서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는 직전에 입 주변과 가까운 코에 들어오는 향은 젓가락을 멈칫시켰다.
이 냄새는 뭐지? 나에게 향이 아니었다. 그냥 냄새였다.
왜 김치 겉절이에서 이런 냄새가 나지?
그래도 식당에서 반찬으로 김치를 내놓았으니 그냥 참고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역시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맛이었고 김치에다가 무슨 짓을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먹고 내려놨다.
본 음식이 나오면서 다른 반찬들과 두세 차례 김치 겉절이 젓가락질을 가지고 점심 끼니를 마무리했다. 주인장에게 해당 김치 겉절이를 물어보니 제피가루를 고춧가루와 섞어서 무친 거라고 한다. 여기 마산지역에서는 대부분 김치 겉절이에 제피가루를 넣어서 한다고 한다. 그 지역의 특유한 향신료이지만 나에게는 적응이 안 되는 향과 맛였다.
그렇게 시간이 두 달이 지나가는 5, 6월쯤에 갑자기 뒤통수를 내려치는 향이 뇌에서 터져 버렸다.
그 향이었다. 제피 향.
이건 뭐지? 이게 왜 갑자기 생각나지?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다음날 무작정 그 식당으로 갔다. 다행히도 그날 반찬에 제피 김치 겉절이는 아니고 제피 부추 무침이 있었다. 배추가 비싸다고 이제부터 부추로 한다고 했다. 부추를 씹는 맛에 향이 버무려지면서 뇌에서 불꽃놀이 퍼져 나왔다.
쉬 ~~ 우~~ 우~~ 우~~ 파아앙. 더 큰 폭죽이 머리부터 터져 나왔다. 유 레 카 ~~~~ 그 어떤 감탄사가 필요할까!!!! 음식을 먹고 이렇게 표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ㅎㅎㅎ
웃음 미소가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본 음식도 음식이지만 제피 부추 무침만 10번 미만으로 가져다가 먹었다. 주인장과 그 배우자에게 제피 관련 음식에 대한 그간 일들을 풀어냈다. 그것으로 그분들이 나에게 주신 선물은 1회 용기에 듬뿍 담은 제피 부추 무침였다. 또한 다음 방문 전날에 연락을 주면은 맞춰서 제피 부추 무침을 반찬으로 준비하겠다는 약속까지 곁들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감사합니다.
그 후로 몇 차례 그렇게 연락드리고 가서 맛있게 먹고 서울로 가져와서 와이프만 빼고 애들도 좋아하는 반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