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건소 금연상담소
인생 최대 굴욕이라면 정리해고. 내가 팽 당할 거라는 생각은 못해 봤다.
오만방자했지. 이 일을 계기로 나라고 매번 운이 좋을까 이런 진리를 되새기게 되었다.
암튼 남편 회사 보내고 애 학교 보내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집에 혼자 있음 너무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되니까.
적어도 나가서 여러 사람 있는 데선 안 피우니까.
그날도 늘 그렇듯 보건소를 지나가는데 금연 상담 간판이 눈에 띄었다.
갑자기 금연 상담을 해 볼까 싶었다.
돈벌이도 못하는데, 담배가 이미 한 갑에 4,500원이었으니.
쪽팔려하면서 금연상담센터에 들어갔다.
상담쌤 하나가 중늙은이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친절해 보이고 귀여운 여성. 기다리면서 바라보고 있노라니, 폐 모형을 들고 이러고 저러고 하는 품이… 에궁, 저 쌤이 담배를 피워나 봤을까? 뭘 알아서… 네가 담배를 알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러고 나니 결심이 사라졌다.
오히려 한 대 피우고 싶기만 했다.
결국 화장실 가는 척 슬쩍 나와버리고 말았다.
대기하면서 내 이름, 전화번호 적었는데 아직 보건소에 남아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