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담배 피우는 할머니들
우리 외할머니랑 작은 할머니는 사돈인데, 그것도 한 다리 건넌 사돈인데 친했다.
둘이 만나면 빈 방에서 슬쩍 한 대씩 맞담배를 피우시던 생각이 난다.
잊고 있었는데 담배 이야기를 그리면서 생각이 났다.
작은 할머니, 첫 담배 피운 계기가 입덧을 가라앉히라고 시어머니가 주신 거라니 참 재미있다.
그 땐 어리니까 기껏 답을 들어 놓고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2002년쯤 회사 후배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긴 했다.
둘째를 임신했는데 너무 담배가 피우고 싶더란다.
산부인과 의사에게 상의했는데 담배 땜에 너무 스트레스 받을 지경이면 어쩌다가 한 대 정도는 괜찮다고 했다는. 그 녀석이 담배 피우고 싶어서 한 거짓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좌우간 그집 둘째, 멀쩡히 잘 낳아서 근사한 청년이 되기는 했다.
놀랍고 감사한 인체의 신비, 태아에게 나쁜 건 잘도 걸러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