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모일기] 붕 뜨던 날

새 친구를 만나다

by 래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발걸음에서, 가득 부풀어 오른 설렘이 느껴졌다.

“너무 예쁘다, 그지?”

현관문을 들락날락하며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던 그녀의 입에선, 솔톤의 칭찬들이 끊이지 않았다.


어제 홈트레이닝으로 뻐근한 다리,

아직 덜 깬 주말의 노곤함에 휩싸인 나는,

그녀에게서 날아오는 행복의 말들을 기타 줄처럼 퉁, 하고 튕겨내 버렸다.

아직은 때가 아니구나.

공을 받아줄 포수가 없다는 걸 슬쩍 알아챈 그녀는, 빠르게 공을 놓아버렸다.


내심 미안했지만, 그땐 그저 휴식을 원했다.

참으로 무심한 딸이었음을, 다시금 또 성찰한다.


그렇게 붕 뜬 마음을 안고, 가을이(우리 집 댕댕이)와 함께 나선 나들이 길.

그 여정은, 우리 집에 처음 온 ‘녹두’의 환영식이었다.


무려 20년 만이었다.

그녀의 발과 손이 되어주던 오래된 차를 떠나보내고

새롭게 맞이한 녹두의 건강한 자태가 얼마나 든든하고 멋져 보였을까.


같이 차 문을 열어볼걸,

같이 첫 시승식에 함께 해줄걸,

무슨 색이냐고 묻고, 시트는 어떠냐며 그 설렘에 함께 동승해 줄걸.


기쁜 날을 더 기쁘게 만들어줄걸.

아직도 부족한 딸내미라, 미안해 엄마야.


뉴 붕붕이를 타고 붕붕 떠다니던

엄마의 가벼운 발걸음을 다시 떠올리니,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들뜬 손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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