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처럼 날카로운 말
“야!”
송곳처럼 날카로운 그 말이 귀를 지나 가슴을 찌른다.
겨우 한 글자인데,
그 말 한마디에 몸이 얼어붙는다.
여러 번 들어봤던 흔한 호칭인데도
엄마가 부르면 다르다.
그 ‘야’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그건, 화가 나기 직전의 사이렌이고,
불안이라는 화약고에 붙은 성냥불이었다.
“야! 똥 씹은 표정 지을 거면 나가.”
“야! 안 나와? 뭐 하는 거야?”
그 말은 때론 술에 취한 엄마로부터 도망가 숨은 날,
날 끄집어내기 위한 외침이었고,
때론, 내 존재 자체를 작고 무력하게 만드는 딱딱한 도끼였다.
나는 점점
‘야’라는 소리에 조건반사처럼 움츠러들었고,
엄마가 날 부를 때마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의 “야”는 다르다.
그건 더 이상 공격이 아니라,
그저 오래된 습관이 부른 무의식의 호칭일 뿐이다.
그럼에도 내 안의 경고등은
맥락보다 기억에 더 빨리 반응한다.
“엄마… 혹시 그 말, 고쳐줄 수 있어?”
조심스럽고도 정중하게 부탁했다.
그 마음을 읽은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며
살짝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우린 그렇게 “야”를 빼보기로 약속했다.
물론 가끔, 불쑥 “야!”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헉 또 그랬네 이거 의도한 거 아니야! “
하지만 그 뒤에 곧 따라오는
엄마의 빠른 미안함과
작은 웃음 덕분에,
이제 그 “야”는 예전처럼 아프지 않다.
오히려 웃음이 번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