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되는 사연

by 아침해



1. A의 사연

"할머니라니! "

"내가 어딜 봐서 손주 볼 나이냐고?"


택시 기사가 손주 자랑을 실컷 하더니만

나에게 손주가 있는지 물어봤다.

백미러로 흘끔 나를 쳐다본 것이

내뱉은 그 말보다 더욱 기분 나빴다.


친구들을 만난 김에 택시 기사에서 당한 억울함을

가차 없이 욕지거리와 함께 시원하게 쏟아냈다.








2. B의 사연

학교 선생님들과 온라인 줌(ZOOM)에서 수업을 마치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요즘 유행하는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었더니

나만 할머니로 나왔다고 너무 속상했다.


"왜 나만, 나만 할머니냐고"

"정말 혼자만 할머니로 나왔어? "

"그래! 나만 할머니야"


내가 연구해 봤는데 입꼬리가 처지면 할머니로 나오더라.

항상 입꼬리를 올리고 찍자!

아하, 역시 세상에는 다 해결 방법이 있었다.








3. C의 사연


큰아들과 연을 끊었다.

녀석이 스무 살에 집을 나가서 동거하는데

몇 개월 전에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싫다.

보기 싫다.

친구들이 할머니로 보여서 싫다고 저러지만

나는 진짜 할머니이다.

나도 할머니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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