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마트에서 단호박을 3천 원에 두 개를 팔길래 예쁜 녀석으로 두 개를 샀다.
내심 남편의 단호박 수프를 기대하며 식탁 가운데 아주 돋보이게 놓았다.
아쉽게도 하루 동안 단호박 홀로 식탁을 지켰다.
결국 내 손으로 단호박 속을 파내고 잘게 조각을 냈다.
찜통에 쪄내서 주말에 하나 두 개 집어 먹다가 남편에게 두 조각 건넸다.
맛보면 단호박 수프를 해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 달긴 하네 "품평회로 끝났다.
이번 주말에 단호박 수프를 먹긴 글렀다고 생각하고 방에 콕 박혀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의심스러운 사진을 남편 블로그에서 발견했다.
"아니, 언제 단호박 수프를 만들었어?"
"당신 먹으라고 내가 불렀는데 못 들었어?"
더욱 심통이 나는 대목은 <파슬리를 뿌린 코코넛 단호박 수프 : 미슐랭 저리 가라 버전 > 이라는 점이다.
남편이 날 불렀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
추측을 해보건대 분명히 작은 소리로 단호박 수프를 입에 가득 넣은 채 오물오물 딱 한 번 "여보" 불렀을 거다.
한마디 했다.
"다음에는 문 열고 꼭 내 눈을 보고 말해줘!"
<남편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