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놀이 그리고 휴식
나는 재미없는 거나 지루한 걸 '공부'라고 부르곤 한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어떤 일에도 ‘공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공부는 반드시 재미가 없어야 한다. 재밌는 건 '놀이'지, 공부가 아니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공부’라는 걸 정말 잘 못한다. 그래서 자꾸 놀게 된다. 공부보다는 훨씬 쉽고 가볍기 때문이다.
나는 삶에 지쳐 있었다. 내 삶은 원래도 버거웠다. 그런 상황에서 힘든 걸 붙잡자니, 무게만 더해질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게 가장 절실했던 건, 잠깐이라도 모든 걸 멈출 수 있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안 되는 법이다. 휴식도 오래 하면 나태가 되고, 공부도 많이 하면 고문이 된다. 놀이는 계속하면 무의미한 쾌락으로 변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다.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쾌락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게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다. 그리고 공부는 인생에서 초점이 맞지 않은 뿌연 상태를 벗어나게 해 준다. 나에게 공부는 삶의 해상도를 올리는 일이다.
그러나 공부에 집중하다 보면 삶을 즐기는 법을 까먹는다. 또 놀이에 집중하다 보면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법을 잊는다. 나는 그 사이에서 휴식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양극단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곤 한다.
우리는 결국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평생 애쓰며 살아가는 걸지도 모른다. 정확히는 그 둘을 적절히 조합하는 게 인생이다. 공부 속에서 놀이를 찾고, 놀이 속에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이 아닐까.
그러니 꼭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24년 동안 이 짓들을 해온 결과로는, 뭐든지 하나만 오래 하면 괴롭다는 것이다. 고루고루 다양하게 섭취해 주는 게 건강하듯이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한 사이클을 돌리듯이 사는 걸 추천한다. 공부와 놀이 그리고 휴식을 한 사이클로 보는 것이다.
난 지금이 오늘의 사이클을 시작할 때다. 이제 나가서 영어원서 읽고, 글 좀 쓰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미드로 영어공부 할 것이다. 여러분의 사이클은 무엇일까. 그게 뭐가 됐든 여러 가지를 적절히 배합해서 골고루 하시길 빈다. 중간에 휴식도 섞어주시길.
당신은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