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를 불렀다.
내가 무슨 도움이 될까?
아련히 그와의 추억을 되새겨 본다.
겸손 그 자체의 친구,
겸허한 마음도 그에게서 배웠다.
앙상한 나뭇가지 같아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겨울나무 같이 옷을 입었는데도, 옷 벗은 나무처럼.
흉추 12개가 손으로 낱낱이 잡힐 정도의 앙상한 나뭇가지….
그의 마음 안에 부르짖음이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꼬이고 꼬이는 몸 자체의 흔들림.
본인도 자제가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현상들.
그 아름다운 자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타오르던 모닥불, 열기의 열정은 사그라져 갔다.
어찌 그 엄청난 아픔을 겪어야 했나?
모닥불 숯불이 되어버린 그 시간들.
아∼ 친구여
반가워하며 나를 안아 주는 그 모습은
너무 힘들어 보여 눈물만 가득 안고 돌아왔다.
그가 나를 부를 때
나를 보면 알아 “나를 보러 와 주지 않을래?”
단 한마디에 단숨에 달려간 나에게
헤어지면서 내 품에 안겼다.
“나를 위해 에너지 아껴두어야 한다.” 하면서 남긴 그 한마디.
오늘 나를 너무나 슬프게 만든다.
친구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듯싶어,
가슴이 먹먹하다.
가지고 있던 과거의 상처를 털어 버리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외치고 싶은 심정을.
가슴에 묻어두었던 동굴 속 항아리.
그 항아리를 깨뜨린 게, 45년 안에 묻어 두었고.
아픈 시절, 아무도 모른다.
기쁨, 환희, 영광이 담겼던 그 항아리에
눈물, 한, 육체의 질병이 더 담겼다.
홀로, 긴 동굴로 가는 친구의 여정이다.
어찌 동굴 안을 보고, '기억을 어떻게 버리라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