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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바라기 Feb 19. 2024

책들의 시간 73.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_김현철 지음_김영사

이번 독서 모임의 책 선정 및 사회자가 나여서, 무슨 책을 읽을까, 무슨 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사회 부분 기사에서 발견한 책 소식, 그러면서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사회의 조건’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삶을 살아가면서 ‘경제학’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단순히, 잘 살고 싶다는 욕심과 이왕이면 넉넉하게 뭔가를 이룰만한 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도 묘하게 다른 느낌, 그런 느낌 정도로 경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나에게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제목은 충분히 흥미로웠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1. 비인지 기능의 중요성

그러면 임금과 건강에 미치는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사람을 성공적인 삶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낸 헤크먼 교수의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성공적인 삶을 몇 개의 변수로 간단히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임금 수준, 교육 연한, 건강, 안정적 가정생활 등을 그 척도로 잡았습니다.

헤크먼 교수의 연구 결과는 인지 기능과 더불어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자존감, 자기 효능감, 참을성(끈기), 성실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 스스로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같은 비인지 기능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중략)

어린 자녀에 대한 우리 사회의 투자는 학원과 과외 수업 등 인지 기능을 높이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난의 대물림에서 구하려면 성적 향상보다는 자존감과 참을성 등 비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61쪽)

작가는 책을 통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신의 성공’이 절대 당신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님에 대하여. 즉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라고. 나이가 들수록 그 말에 공감이 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배경적인 요소가 공부를 하는데 이점이 되었을 수도 있으며, 좋은 성장 환경의 중요성이 삶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그것이 나의 노력과는 별개일 수 있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가진 어떤 성취들이 우리의 노력이 아님을 인정하게 되었을 때 겸손할 수 있으며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함께 잘 사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그것에 대하여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경제학을 바탕으로 한 어떤 정책의 필요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궁금했다. 정책이라는 것에 대한 혜택을 우리가 과연 제대로 받고 있는 것일까? 경제학을 기반으로 구성된, 또는 만들어진 어떤 정책들이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기는 한 것일까, 그런 궁금함이 들었다. 나는 워낙 옛날에 아이를 출산하였기에, 아이를 가졌을 때 어떤 지원금을 받은 기억이 없다. 지금은 낮은 출산율의 극복과 육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그런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라 사실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양육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적 제도의 도움과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지금의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주 조금의 희망적 마음을 가지기도 하였다.

책은 요즘의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나름을 답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라는 것의 함정이 그러하듯 여러 가지 요소 제한과 통제가 어렵듯이 다른 변수들이 많아 그것이 결과의 정확성을 보여주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임금과 건강에 미치는 주요 요인들일 것이다. 이 책도 그런 것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답을 말해주고 있다. 성공적인 삶을 몇 개의 변수로 정의하는 것이 어렵지만 임금 수준, 교육 연한, 건강, 안정적 가정생활 등이 척도가 된다고 그렇게 생각되어 왔고, 어느 정도는 인정이 되었다. 그것이 통계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임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는 비인지기능의 중요성에 대하여도 말하고 있다.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방법 중의 하나가 자존감과 참을성 등의 비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을 가치관이라고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성공적인 삶을 받아들이는 사람마다의 기준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작가가 처음 제시한 ‘임금과 건강에 미치는 주요 요인’, 그것을 성공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본다면, 나는 결국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비인지 기능이라고 생각하고.

어느새 나의 행복보다는 아이의 행복이 더 우선이 되어버린 나이 앞에서, 또는 결국 아이가 찾아갈 행복의 기준이 나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아이가 행복해지는 어떤 요소들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삶을 받아들이는 건강한 태도가 되기를 바라게 된다.

2. 재미있었던 연구의 결과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실직의 효과는 놀랍게도 사뭇 달랐습니다. (중략) 그런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외국의 결과와 사뭇 달랐습니다. 남성의 경우 사망률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매우 작은 차이가 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살펴보니 놀랍게도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음주 및 비만 관련 지표가 모두 개선된 것이죠.

반명 여성의 경우는 사망률이 0.24%에서 0.38%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암과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입원이 늘어났습니다. 건강검진에서도 만성질환 지표(콜레스테롤, 혈당 등)가 나빠졌죠.

여성의 경우는 외국의 결과와 유사했지만, 남성은 실직으로 (적어도 향후 5년간은) 오히려 더 건강해졌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해답은 우리나라 제조업 남성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회식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105쪽)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실직과 건강과의 연구 결과였다. 외국의 경우, 실직을 경험한 사람의 건강이 나빠졌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은 외국의 영향과 비슷했지만 남성의 경우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에 웃음이 터졌다. 작가가 발견한 해답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회식 문화였다. 회식 문화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아르바이트를 제외하고 학원 강사와 교사 생활이 전부인 나는 드라마나 방송을 통해 보게 되는 회식 문화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회식이나 회사 문화의 어떤 모습들은 거부할 수 없는 술의 권유, 그리고 업무의 지시, 스트레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에 남성들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3. 정리.

책을 통해 소소한 연구의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경제학이라는 것이 참 어려운 학문이라 생각했는데, 정책을 마련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분히 추측 가능한 내용들도 없잖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통계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책의 부제들, ‘경제학은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가,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사회의 조건에 대하여 삶이 묻고 경제학이 답한다’에 대하여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행복을 향한 움직임이 나만의 행복이 아닌, 공동체의 행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에 대하여 책은 말해주고 있다.

[이야기 나눠 보기]

1)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책 중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던 정책은 무엇인지, 또는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2) 나를 성공적인 삶으로 이끄는 ‘비인지 기능’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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