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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by 오담


누군가 물었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세요?”


그 말에 나의 입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그때의 나의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했지?”


오히려 나 자신에게 되물어보게 되는 말이었다. 평소에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 내가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만한 것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 곰곰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돌아보았다.


“생각을 해보면 난 책을 읽는 게 재밌는 거 같아,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책을 통해 상상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다음에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이렇게 말해줘야지 라며 생각했었다.


그러고 난 뒤, 문득문득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라며 나의 일상에서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었다.


“나는 하늘을 참 좋아하지, 맑은 하늘을 좋아하고 그런 날 노래를 들으며 걸어 다니는 것도 좋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아, 밤하늘의 별과 달은 말할 것도 없이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져 “


나는 그렇게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을 알아갔고 깨달았으며 그렇게 나를 알아가고 있었다.


누군가의 그 물음이 없었다면 난 아마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행복해하는지를 궁금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나를 많이 변화시켜주었고, 작은 것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퇴근 후의 피로감에 절여진 나는, 바닥을 보고 걸으며 흐느적거렸던 모습에서 허리를 피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생각보다 밝았던 푸른 하늘이 고되었던 하루 끝에 “오늘은 이렇게 푸른 하늘을 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퇴근하니 기분이 좋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이 들은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내가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인지하고 더 큰 기쁨을 느끼자 그런 내 모습이 더 좋아지는 나를 발견했던 것이 처음에 느꼈던 당황스러움과는 전혀 다른 결의 감정이었다.


사소한 물음에 나는 큰 나비효과를 받았고 나비의 날갯짓이 나라는 사람에 태풍과도 같은 변화를 일으켜주었다.


만약 나에게도 누군가에게 질문을 할 기회가 온다면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좋아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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