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연구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입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사용자 경험의 재구성
어릴 적부터 저는 영화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단순히 캐릭터나 액션 장면에만 이끌린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요소를 하나로 엮는 스토리에 진정으로 빠져들었죠. 특히 인디아나 존스처럼 흥미진진한 모험을 떠나고 싶은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탐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이야기를 만들곤 했지만, 그 이상의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저는 영화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고, 현재는 사용자 경험(UX)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UX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가면서, 저는 흥미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리서치와 디자인 과정에도 영화와 같은 연극적 요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연관성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점차 사용자 리서치가 본질적으로 스토리텔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공적인 사용자 리서치를 위해서는 제품 팀과 의사 결정권자 같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그들도 사용자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한 번쯤 마음에 남는 영화를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영화는 흔히 사용되는 3막 구조를 따릅니다. 이 구조는 설정, 갈등, 해결이라는 세 가지 주요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막인 설정 단계에서는 영화 속의 캐릭터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소개하고,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을 제시합니다. 두 번째 막에서는 갈등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문제가 심화되고 복잡해집니다. 이 단계에서 관객은 캐릭터들의 성장을 지켜보게 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막에서는 문제가 해결되고, 캐릭터들이 변화와 성장을 통해 새로운 결말에 도달합니다.
이 3막 구조는 사용자 리서치를 수행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어서도 유용한 프레임워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구조를 사용해 사용자 리서치의 각 단계를 설명해보겠습니다.
1막 : 설정 – 기초 연구
사용자 리서치의 첫 번째 단계인 설정 단계는 영화에서 캐릭터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소개하는 부분과 비슷합니다. 이 단계의 핵심은 기초 연구를 통해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기초 연구는 흔히 생성적, 발견적, 또는 초기 연구라고 불리며, 사용자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를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작업을 수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의 생각, 감정, 행동을 깊이 탐구하며 그들이 겪는 실제 문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설문 조사를 통해 더 넓은 사용자 집단의 의견을 수집하거나, 문맥적 조사를 통해 사용자가 실제로 작업을 수행하는 환경을 관찰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방법들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사용자의 페르소나를 정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용자 여정을 맵핑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필요와 목표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설정 단계는 영화의 첫 번째 막에서처럼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환경과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사용자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고, 이는 이후 디자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설정 단계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전체 리서치와 디자인 프로세스의 방향을 설정하며, 사용자의 요구와 기대에 맞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2막 : 갈등 – 방향성 연구
두 번째 단계인 갈등 단계에서는 설정 단계에서 발견한 문제들을 더 깊이 탐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인 솔루션을 테스트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주로 사용성 테스트와 같은 방향성 연구를 수행하게 되며, 사용자가 제안된 디자인이나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사용성 테스트에서는 디자인된 프로토타입을 사용자에게 직접 시연해보게 하고, 그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느끼는지 세심하게 관찰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예상치 못한 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가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디자인의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능이 사용자가 기대했던 방식과 다르게 작동하거나,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영화의 두 번째 막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 단계에서 다양한 문제가 표면화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사용자는 디자인과 상호작용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디자인의 약점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얻은 피드백은 디자인을 개선하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반복적으로 수정하며,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정해 나갑니다.
이 과정은 마치 영화에서 주인공이 다양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디자인 역시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점차 발전하게 되고, 초기의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거듭납니다. 갈등 단계에서의 이러한 연구와 테스트는 최종 제품이 사용자에게 진정으로 유용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3막 : 해결 – 결과 도출 및 커뮤니케이션
마지막 단계인 해결 단계에서는 첫 두 단계에서 발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해 관계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전체 제품 팀이 함께 모여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최종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실제 제품에 어떻게 반영될지를 심도 있게 논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내레이터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연구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디자인이 사용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시각적으로 설명하거나, 경쟁사의 성공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이해 관계자들이 제품 개선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 그들이 최종 결정에 신뢰를 갖게 합니다.
또한, 연구자는 사용자 연구에서 도출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팀원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팀 내의 협력을 강화하고, 제품 개발이 사용자 중심의 방향으로 일관되게 진행되도록 합니다.
영화의 결말처럼, 이 단계에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이해 관계자들이 연구 결과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게 됩니다. 그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이 해결 단계는 제품이 사용자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마무리 단계이며, 성공적인 제품 출시를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됩니다.
결론
결국, 사용자 리서치는 스토리텔링과 매우 유사합니다. 좋은 스토리의 모든 요소는 사용자 리서치의 3막 구조 안에 존재합니다. 첫 번째 막에서는 사용자가 직면한 문제를 이해하고, 두 번째 막에서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며, 세 번째 막에서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사용자 리서치는 단순한 데이터 수집이 아니라, 사용자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제품을 사용자 중심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에 사용자 리서치를 계획하거나 결과를 공유할 때, 이 스토리텔링 구조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 보세요. 이해 관계자들이 연구 결과에 더 깊이 공감하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