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A 이적 (4)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by 참새둥지

돌아온 왕조의 자존심

최형우1.png 최형우, 2년 26억에 삼성

지난 12월 3일, 소문만 무성하던 최형우의 친정팀 복귀가 공식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2년 총액 26억. 서로에게 애증의 관계였던 삼성과 최형우의 재회는 팬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9년만에 돌아온 푸른 피의 해결사는 삼성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요?




미완의 포수에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최형우2.png 2002~2005 삼성 라이온즈 시절 최형우의 성적

2002년 2차 6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입단 초반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습니다. 더불어 포수로 입단했지만 송구 입스를 겪으며 기본적인 수비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선수였기에 최형우는 별다른 기회를 받지 못하고 2005년 방출되며 삼성과 이별을 겪었습니다.


이후 창단 시기에 맞물려 지원한 경찰 야구단에 합격했고, 외야수로 포지션 전향에 성공, 그와 동시에 퓨쳐스 무대를 말그대로 폭격하며 다시금 프로 입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삼성은 다시 한 번 최형우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이렇게 최형우의 두번째 삼성 라이온즈 입단이 성사되었습니다.


돌아온 최형우는 2008년 126경기에 나서 0.276의 타율과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령 신인왕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부터 삼성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2009-2010시즌 2년 연속 20홈런 80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2011년 드디어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서게 됩니다. 2011년 홈런왕와 타점왕, 그리고 장타율 부문 1위를 기록하며 3개 부문의 타이틀을 석권했습니다. 당시 기록이 주목받았던 것은 바로 직전 시즌 타격 7관왕을 기록했던 이대호와의 경쟁 때문입니다.


이대호: 타율 1위(0.357), 출루율 1위(0.433), 장타율 2위(0.578), 안타 1위(176개), 홈런 2위(27개), 타점 2위(113타점)

최형우: 타율 2위(0.340), 출루율 2위(0.427), 장타율 1위(0.617), 안타 3위(163개), 홈런 1위(30개), 타점 1위(118타점)


이대호와 최형우는 득점과 도루를 제외한 6개 타격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결국 3개씩 나눠가지며 리그를 양분했습니다. 2011년의 최형우는 직전 시즌 리그를 평정했던 이대호의 독주를 막은 대항마였고, 2000년대 후반 지지부진했던 삼성 타선이 도약하는데 필요한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해당 시즌 최형우의 활약으로 삼성은 통합 우승을 이뤄냅니다. 이후 2012년 부진했으나 다시 일어나 계속해서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했고, 팀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기록을 일궈내며 KBO에 삼성 왕조의 깃발을 꽂았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네 번의 우승과 세 개의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본인이 왜 삼성 왕조의 4번 타자인지를 증명했습니다.




팬들에게 비수를 꽂은 4번 타자


하지만 삼성 왕조는 선수들의 원정 도박 파문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모기업은 왕조 기간 몸값이 치솟은 멤버들을 잔류시킬 의사가 없었고, 2016년 삼성은 최악의 한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 속에서도 고군분투했던 최형우는 타율 0.376(리그 1위), 195안타(리그 1위), 31홈런, 144타점(리그 1위)을 기록했고, 당시 세이버로서는 리그 MVP급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고, 결국 삼성은 리그 9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첫번째 FA, 삼성과 최형우는 두번째 이별을 하게 됩니다. 2016년 11월 24일, KBO 리그 최초의 100억 원 계약으로 KIA 타이거즈 이적이 확정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됩니다. 그리고 이후 차우찬마저 팀을 떠나게 되는데 차우찬의 이적 기사에 최형우의 이름이 등장했고, 이는 삼성과 최형우의 첫 갈등이 되었습니다.

최형우3.png 차우찬의 이적 기사에 언급된 최형우의 소외감 발

대구 출신이 아니라 소외감을 느꼈다는 최형우의 발언에 삼성 팬들은 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이후 2017년 시범경기 후 “기아에서 환호가 남달랐다. 이런 걸 받아본 적이 없었다.” 라는 발언, 2017년 올스타전 직전 “삼성 팬들이 야유를 보내시기야 하겠는가” 라는 발언, 그리고 이승엽의 은퇴 투어 당시 자리를 비우는 행동 등으로 이적하자마자 삼성 팬들의 실망감만 불러일으키는 언행이 이어졌고, 결국 둘의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9년만의 복귀… 세번째 재회

최형우4.png 2017~2025 KIA 타이거즈 시절 최형우의 성

고향팀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최형우는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타자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적 첫 해에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FA 마지막 해인 2020년에는 타격왕까지 수상해 꾸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2차 FA로 3년, 비FA 다년계약으로 1+1년 계약을 맺고 9년 동안의 KIA 타이거즈 생활 동안 두 번의 통합 우승과 네 개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늦게 핀 선수이지만 누구보다 꾸준하고 긴 선수생활을 보여주며 호랑이군단의 중심이 되며 필요할 때면 언제든 나타나는 팀의 해결사가 되어주었습니다.

최형우5.png 최형우의 발언 해명

그리고 2025년 만41세에 맞이한 3차 FA에서 그는 또다시 삼성과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세번째 입단, 분을 삭히며 팀을 떠나야 했던 어린 포수는 새 시대를 열어젖힌 4번 타자가 되었고, 갈등 속에 팀을 떠났던 선수가 이제는 가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적어도 서로가 서로를 그리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우리가 받은 상처가 작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행복했습니다. 그와 우리의 새 출발이 서로가 가진 아픔을 잊을 수 있는 즐거운 동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라이온즈 파크를 물들일 대포군단

최형우6.png 2026시즌 삼성 라이온즈 예상 라인업

최형우의 영입으로 삼성은 고민했던 지명타자, 5번 타순을 한 번에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박병호의 하락세로 무주공산으로 돌아간 지명타자 자리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활용되었고, 시즌 말미에는 주로 구자욱 선수가 소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박승규, 이성규, 김태훈 등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지만 확실한 카드를 정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디아즈가 4번 타순에 있으면서 5번 타순의 역할도 중요해졌는데, 김영웅, 강민호 등이 5번 타순을 소화했지만 디아즈의 고의4구가 늘어갔습니다.


최형우는 이런 삼성 타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타자입니다. 리그 최고령 타자가 되었지만 2025시즌 또 한 번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OPS 리그 5위의 타자를 영입한 삼성은 리그 최강의 대포군단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2025시즌 팀홈런 1위, 팀장타율 1위, 팀타율 2위, 팀출루율 2위, 팀득점 2위 등 타격의 팀으로 군림한 삼성 라이온즈는 장타력을 앞세워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습니다. 최형우의 가세는 다음 시즌 삼성의 타순이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Class is permanent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지금의 최형우만큼 이 표현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어느 순간 에이징커브를 우려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그는 꾸준히 그의 커리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이별이 올 것입니다. 쓸쓸했던 첫 번째 이별, 철없었던 두 번째 이별을 겪고도 다시 만난 만큼 우리의 세 번째 이별은 서로 웃을 수 있는 이별이었으면 합니다. 돌아온 4번 타자, 푸른 피의 해결사, 왕조의 자존심, 최형우 선수와 삼성이 2026시즌에 보여줄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안녕은 우릴 아프게 하지만 우아할 거야.” – Good Goodbye (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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