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A 이적 (2)

한화 이글스 강백호

by 참새둥지

재기를 노리는 천재 타자와 독수리 군단

강백호, 4년 100억에 한화행

11월 20일, 강백호의 한화 이글스 이적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계약 규모 4년 총액 100억(계약금 50억, 연봉총액 30억, 옵션 20억). 부진을 씻고 다시 날아올라야 하는 강백호와 왕좌를 향한 날갯짓을 시작한 독수리 군단의 동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강백호와 한화 이글스의 동행이 과연 둘을 정상으로 데려다 줄지 기대해볼만 합니다.




초고교급 슈퍼루키, 마법사 군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

고교 시절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kt 위즈에 입단한 강백호는 그에 부응하듯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개막전부터 선발출전의 기회를 잡은 강백호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데뷔 첫 타석에 축포를 쏘아올렸습니다. 강백호의 이 홈런은 고졸 신인이 KBO 최초로 데뷔 첫 타석에 쏘아올린 홈런이자 2018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시즌 첫 홈런이었습니다. 첫 타석부터 kt 위즈 팬들은 물론 KBO 팬들에게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린 데뷔 시즌, 강백호는 시즌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을 기록해 신인왕을 수상하며 천재타자의 등장을 예고했습니다.


괴물신인의 행보는 여기서 그칠 줄 몰랐습니다. 2019시즌을 시작으로 세 시즌동안 wRC+ 150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2019년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9, 2020 두 시즌 연속 올스타 선정, 2020, 2021 두 시즌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 2021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등 모든 것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야수 신인에 대한 갈증이 깊었던 KBO 팬들은 이정후와 강백호라는 걸출한 타자들이 등장한 것에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내비치며 이들을 환영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끝이 없을 것 같던 그의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려오며 강백호는 수많은 시련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도가 넘은 마녀사냥


COVID-19로 인해 1년 연기되어 개최된 도쿄올림픽, 2008 베이징 이후 12년 만에 야구 종목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2021년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던 강백호 역시 당연히 태극마크를 달았고, 베이징에 기억을 안은 국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와 달리, 13년 만에 올림픽에 나선 대표팀은 우리의 기억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대회에서 고전한 대표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맙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인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를 상대로 10:6으로 뒤진 8회 초 강백호가 껌을 씹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이 모습이 불량스럽다는 지적을 받으며 전 국민에게 비판을 받았습니다.


기복은 있었지만, 처음으로 대표팀 주전으로 선발되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논란이 된 해당 경기에서도 강백호는 경기 막판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며 아쉬움을 온몸으로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지, 어린 선수에게는 과분할 만큼의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며 천재 타자의 커리어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강백호 개인의 멘탈 관리 부족이라기엔 도를 넘는 수준의 비난이 쏟아졌고,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선수가 모두의 표적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소속팀에 복귀한 이후 부상과 비난의 여파인지 모를 부진이 겹치며 전반기 괴물 같은 성적을 뽑아내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며 타격 타이틀 경쟁에서 계속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포스트시즌 반등에 성공하며, 팀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후 강백호의 모습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듯했습니다.




천재타자의 몰락

강백호의 통산 포지션별 수비 이닝, 연도별 타석수와 wRC+

강백호는 투타 겸업이 가능한 수준의 어깨를 가지고 있고, 천재적인 타격 기술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교 시절부터 이어진 수비 이슈는 프로에서도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좌익수, 우익수, 1루수를 오가며 수비를 소화했지만 고정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은 탓에 그의 약점은 계속 해서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타격 기술은 젊은 타자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주고서라도 출전시켜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 간극은 오히려 그에게 독이 되었습니다.


수비를 시키지 않는 한이 있어도 출전시켜야 했던 타자가 타격의 부침을 겪게 되자 강백호의 활용도는 애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 해서 그를 괴롭히며 그의 야구인생은 점점 더 힘들어져 갔습니다. 결국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간 강백호는 단 한 시즌만 규정타석을 소화했고, wRC+는 130 밑으로 떨어지며 부침을 겪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맞이한 첫 번째 FA, 강백호는 환경을 바꾸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FA 시장은 혼돈의 도가니였습니다. 강백호가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며 kt 팬들은 “해외 진출이라면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난데없이 한화 이글스로의 이적이 발표되며 팬들은 혼란에 빠졌고, kt 위즈와 강백호 측의 입장문이 연이어 발표되며 실망감을 감추질 못했습니다.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강백호의 이적이 팬들의 원치 않았던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 선수의 포지션을 고정시키지 않는다는 점과 여러 이적시장의 행보를 봤을 때, kt 위즈와 강백호의 입장차가 명확했을 것이라는 점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팬들은 팀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챔피언의 기억, 다이너마이트에 다시 불을 지펴라.

2026시즌 한화 이글스의 중심타선

2025시즌 준우승을 이뤄내며,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하는 한화 이글스는 구단 최초의 타자 100억 계약을 성사시킵니다. 여기에 2024시즌 한화에서 활약했던 요나단 페라자가 돌아오며 한화 이글스는 타선 보강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로써 한화 이글스는 페라자 - 문현빈 - 노시환 - 강백호 -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페라자는 2025시즌 트리플A에서 138경기 타율 0.307 / 출루율 0.391 / 장타율 0.510 / 19홈런 / 113타점을 기록하며 기대할 만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문현빈은 2025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팀의 프랜차이즈로 성장했고, 노시환은 생애 첫 30홈런, 100타점을 기록, 채은성은 여전한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강백호까지 가세한 한화의 타선은 잊고 있던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릅니다.

1999시즌 한화 이글스의 중심타선

1999년 한화 이글스의 통합우승에는 강력한 타선의 힘도 뒷받침되었습니다. 이영우 - 데이비스 - 로마이어- 장종훈 - 송지만이 버티고 있던 타선은 그 해 팀의 우승을 이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 이글스의 타선이 이들에게 비견될 정도냐 묻는다면 의문부호가 남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의 가능성은 2026년을 기대하게 합니다. 한화의 상징이었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은 한화 팬들의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왕좌를 향한 날갯짓


한화 이글스는 최근 안치홍(4+2년 최대 72억), 심우준(4년 최대 50억), 엄상백(4년 최대 78억)과 계약하며 FA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그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강백호의 영입은 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팬들의 이목이 다시 한 번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화 이글스와 강백호 모두에게 2026시즌은 중요한 시즌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팀과 선수 모두 반등이 필요한 상황, 이들의 동행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던 강백호 선수가 다시 한 번 보란듯이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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