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리스크 관리: 폭풍우 속에서 손을 잡다
집안 공기가 숨 막힐 때마다 나경제 씨는 뒷산으로 도망쳤다. 낡은 등산화를 신고 헉헉대며 산을 올랐다. 정상 바위에 걸터앉아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비로소 숨이 쉬어졌다. 아내의 차가운 눈빛도, 자식들의 무관심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산이 그에게 유일한 피난처였다.
그렇게 에너지를 채워 내려오면, 신기하게도 아내에게 다시 말을 걸 용기가 생겼다. "여보, 내려오다 쑥 뜯었는데 국 끓여 먹을까?" 나만의 동굴이 있었기에, 다시 전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도망치는 게 아니라, 살아서 돌아오기 위한 전략적 후퇴였다.
"산은 말이 없어서 좋다. 나한테 돈 내놓으라고 안 하니까. ...근데 산도 춥네. 집에 가야지."
위험을 분산시키는 투자 전략. 내 행복의 100%를 배우자에게 걸면 위험하다. 나만의 숨 쉴 구멍(동굴)을 만들어두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보험이다.
* 이미지 출처 : Created by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