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강. 잠든 딸의 머리맡

제4부. 리스크 관리: 폭풍우 속에서 손을 잡다

by Napolia

[Scene]

짐을 싸서 나가려던 밤이었다. 가방을 챙기는데 딸아이 방 문이 열려 있었다. 취업 준비하느라 코피 쏟으며 잠든 딸의 얼굴.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경제 씨는 가방을 스르르 놓쳤다. 내가 이 문을 나가는 순간, 저 아이의 우주가 깨진다. 가장이라는 이름표를 떼는 순간 나는 자유롭겠지만, 저 아이는 '아빠 없는 자식'이 된다.
그는 주저앉아 소리 없이 울었다. 비참했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발목이 잡혀서 못 나가는 내 처지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알겠다. 그때 그 강력한 '자물쇠'가 없었다면 우리 가정은 진작 공중분해 되었을 것이다. 아이라는 닻이 있었기에, 폭풍우 속에서도 배는 뒤집히지 않았다.




[나경제의 독백]

"딸내미 자는 얼굴 보니까 발이 안 떨어진다. 내가 죄인이지, 애가 무슨 죄냐. 다시 짐 푼다."


오늘의 경제 용어: 락인 효과 (Lock-in Effect)

다른 곳으로 갈아타기 힘들어 기존 상태를 유지하는 현상. 자녀는 부모가 섣불리 헤어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안전벨트다.


* 이미지 출처 : Created by AI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