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시장의 원리 : 사랑의 기초 다지기
나경제 씨 부부는 한때 이혼 법원 앞까지 갔었다.
서로의 존재만 봐도 스트레스 지수가 오르고,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조차 아까운 시절이었다.
“우리… 이제 진짜 그만하자.
폐업 신고 하자.”
나경제 씨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때, 짐을 싸던 정말자 여사가 낡은 통장 하나를 툭 던졌다.
“그래. 헤어져. 그런데 이건 챙겨.
당신 빚 정리하고… 원룸이라도 구해서 들어가. 길바닥에 나앉진 말고.”
그 통장엔 정 여사가 십수 년간
파출부, 식당 알바를 전전하며 모은 피 같은 돈이 들어 있었다.
망해가는 회사 사장에게 퇴직금을 쥐여주는 직원.
그 말도 안 되는 따뜻함에
나경제 씨는 그 자리에서 무너져 펑펑 울었다.
그날의 ‘폐업 신고’는 결국 이혼이 아니었다.
둘을 갉아먹던 감정의 잔재를 정리하는,
아주 고통스러운 관계 구조조정이었다.
그리고 그 빈 자리에
새로운 업종이 들어섰다.
이름하여 ‘전우애 기반 공동경영’.
“사랑? 그거 유통기한 짧더라.
설렘은 3년이면 상하더라고.
근데 ‘정(情)’은 방부제가 필요 없어.
정 여사, 우리 의리로 끝까지 가보자.”
망해가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것. 사랑이 끝났다고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연인에서 부부로, 부부에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할 전우’로 업종을 변경하면 된다. 그것이 백년해로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