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시장의 원리 : 사랑의 기초 다지기
3년 전, 나경제 씨는 인생 역전을 꿈꿨다.
정확히 말하면 아내 몰래 인생 역전을 꿈꿨다.
그는 퇴직금 중간정산의 절반을 ‘바이오주’라는 이름의 가상 세계에 밀어 넣었다.
결과는?
인생 역전이 아니라 인생 나락이었다.
돈을 잃은 건 그렇다 쳐도, 더 큰 문제는 그 모든 과정을 아내에게 숨겼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모든 비밀은 언젠가 분식회계를 끝내고 실적을 공개해야 하는 날이 온다.
정말자 여사는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화도 내지 않았다.
대신 아주 차갑게 말했다.
“당신… 믿을 수 없는 사람이구나.”
그 눈빛은 나경제 씨가 남은 생을 야무지게 살아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날 이후, 그의 가정 내 신용 등급은
AAA에서 ‘정크 본드(투자 부적격 등급)’로 수직 낙하했다.
야근으로 늦기만 해도 의심부터 샀고, 설령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어디서 사 왔냐"라고 물어보는 지경이었다.
지난 3년 동안 그는 용돈을 전액 압류당했고,
모든 카드 영수증을 제출하는 초고강도 가정 내 워크아웃을 수행했다.
가정만큼 무서운 금융기관도 없다.
“거짓말하다 걸리면 끝장이다.
정 여사 눈빛만 떠올려도 오금이 저려.”
신용을 쌓는 데는 10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1초면 족하다.
부부 사이의 비밀은 파산으로 가는 KTX다.
결국 투명 경영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