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거래의 기술: 심리전의 승자가 되는 법
냉전 중인 어느 날 밤, 나경제 씨는 슬그머니 안방 문을 열어보려 했다. 잠겨 있었다. "여보, 나 로션 좀 바르게 문 좀 열어봐." 안에서 정말자 여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실 화장실에 샘플 뒀어. 그거 써."
나경제 씨는 문고리를 잡은 채 서성였다. 단순히 문이 잠긴 게 아니었다. '내가 저 문을 잠그게 만든 장본인이구나.' 과거 연애 시절, 그는 콧대 높은 남자였다. 정 여사가 "우리 언제 봐?"라고 물으면 "바빠, 나중에 연락할게"라며 튕겼다. 그게 남자의 권위라고 착각했다. 지금 그 권위는 안방 문 앞에서 산산조각 났다. 문은 안에서 잠그는 게 아니라, 밖에서 두드리지 않아서 닫힌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여보... 로션 핑계고, 그냥 당신 얼굴 좀 보려고 그랬어." 한참 뒤, 달그락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정 여사가 퉁명스럽게 로션 통을 던져줬지만, 문은 다시 잠그지 않았다.
"정여사! 사실 로션 바를 얼굴도 아닌 걸 알면서 문 열어줘서 정말 고마워."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 사랑에서 자존심이라는 장벽을 높게 쌓으면, 결국 그 성 안에 갇혀 고립되는 건 나 자신이다. 빗장은 내가 먼저 내려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