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강. 그 남자의 분장술

제2부. 거래의 기술: 심리전의 승자가 되는 법

by Napolia

[Scene]

나경제 씨는 정말자 여사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면 등이 축축해진다. 그때 그는 꽤 잘 나가는 금융맨인 척했다. 낡은 반지하 자취방을 보여주기 싫어 늘 밖에서만 만났고, 카드 할부로 산 이태리 원단 양복을 입고 밥값을 계산했다.
"어머, 경제 씨는 참 여유가 있네요." 정 여사의 칭찬에 그는 어깨를 으쓱했지만, 속으론 '다음 달 카드값 어쩌지' 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결국 결혼 후, 통장 까보는 날이 왔을 때 정 여사의 표정은 압권이었다. 배신감에 찬 눈동자. "이게 다야? 빚이 왜 이렇게 많아?... 나 밥은 먹여 살린다며."
정 여사는 그날 밤새 울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 때문에. 나경제 씨는 그때 알았다. 자신이 숨긴 건 빚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짐을 나눠질 기회였다는 것을.






[나경제의 독백]

"솔직히 말하면... 나 그때 그 양복도 반품했어. 미안하다. 껍데기만 번지르르해서."


* 오늘의 경제 용어: 정보 비대칭과 레몬 시장 (Lemon Market)

판매자는 알지만 구매자는 모르는 정보 격차 때문에 불량품(레몬)만 남게 되는 시장. 결혼 시장에서 자신을 포장하는 건 사기다. 솔직함만이 레몬을 복숭아로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