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인천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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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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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현장 조사: 이곳이 현재의 인천공항-



하늘이 내린 인천신공항 입지

박 국장이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중심 도시 정책을 세우고 그를 실현시키기 위해 만든 실행 프로젝트 송도정보화신도시, 그리고 이 미래도시를 세계와 24시간 연결하는 국제 허브공항 계획을 만든 후 HUB 공항 입지를 찾아 나선 끝에 발굴한 곳은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바다였다.

이곳은 하늘이 주신 신공항 터였다.

그 입지를 찾을 수 있던 것도 하늘의 배려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 터를 만난 것은 고교 3학년 때, 그 터를 다시 찾게 된 것은 15년이 지난 인천직할시 도시계획과장으로 부임한 때였다. 인천직할시 도시계획과장이 남의 행정구역인 경기도의 영종도를 방문하게 된 것은 15년 전의 추억 때문이었다.

작지 않은 인연이었다.

그러나 그 터를 신공항의 입지로 다시 볼 수 있었던 것은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혼신의 힘을 바쳐 공항 터를 찾아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박 국장이 설정한 신공항 터의 조건은 기왕의 일반적인 공항 입지 조건과는 크게 달랐다.

신공항 터는 송도신도시와 인접해야 한다.

신공항 터는 도시 인근이어서는 안 된다.

신공항 터는 바람, 안개 등 기상조건과 시공성, 경제성 등 공항입지 타당성을 만족해야 한다.

이 신공항 터는 SST(Super Sonic Transportation:극초음속 여객기)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 조건을 만족하는 것은 바다 밖에는 없다.

과거의 인연이 이끌어 찾아간 곳이 영종도였다.

그리고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덕분에 획득한 공항입지와 공항건설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직접 입지조사를 시작했다.

용역을 줄 예산도 시간도 없었다.


송도신도시 주변의 여러 후보지에 대한 공항입지 적정성을 검토하기도 전에 그 바다는 첫눈에 ‘이곳이 적지다’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입지 적정성 분석 결과도 그러했다.

시화매립지, 동아매립지 등을 포함한 여러 후보지에 대한 입지 적정성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신공항의 입지를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바다를 매립하여 건설하는 것으로 정하고 직접 입지 타당성 분석(feasibility study)을 했다.

가히 하늘이 내려주신 HUB공항 터였다.

탁월한 것을 넘어서는 최상의 경제성과 시공성, 바람의 방향, 공역, 휴전선과의 거리, 등등 거의 완벽한 조건이었다.

특히 경제성은 발군이었다.

공항 계획부지 내에 있기 때문에 제거해야 할 2개의 섬(신불도, 삼목도)이 있었는데, 이를 제거할 때 발생하는 토석량이 공항부지 조성을 위한 바다 매립에 필요한 토석량 계산결과와 거의 맞아떨어졌다.

이는 공항에 지장이 되는 섬들을 제거해서 갖다 버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지조성을 위해 바다를 매립하는데 필요한 토석으로 직접 활용이 가능하니 2중의 절감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항부지 조성 공사비는 물론 공사 기간도 최소화시켜 주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자료를 구할 수 없었다.

안개 문제와 장래 SST 기종의 수용 가능성이었다.

바다 가운데라서 안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역사 이래 이들 섬에 대한 안개 자료는 존재하지 않았다. 소용이 없는데 왜 조사를 했겠는가.

그러나 이 문제는 이곳이 공항의 적지냐 아니냐를 판단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만일 김포공항보다도 안개 빈도가 더 높다면 근본적으로 입지를 재검토해야 할 문제였다.

또한 동북아의 새로운 HUB를 꿈꾼다면 이 공항이 미래의 첨단 여객기 SST를 수용할 수 있는가는 중요한 문제였는데 그를 판단할 첨단 여객기 제원은 베일에 가려있었고 구할 방도가 없었다.

이것은 SST개발에 따른 미래형 HUB 공항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인천신공항에 대한 사실적 근거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대통령 설득에도 지장을 주게 될 것으로 중요한 사안이었다.

대통령을 설득해야 하는 막중한 일인데 두 가지 모두 제대로 된 답을 가지지 않고는 보고 자체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 1 –안개 문제

안개 자료는 직접 조사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예산도 관측소도 전문인력도 시간도 없었다.

박 국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영종도와 용유도에서 전화를 가지고 있는 상점 주인들에게 이 지역개발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하고 협조를 부탁했다. 주민들은 쾌히 협조 요청에 응해주었다.

“만약에 이 지역에 안개가 끼면 산, 철탑, 전봇대 등 지정해 준 현존 지형지물 중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전화로 말해주시면 됩니다. 만일 육지 쪽에 안개가 끼면 우리가 전화를 해서 물어볼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안개에 대한 관측 결과가 모아졌고 야장으로 기록되었다.

그 자료를 써서 통계적 분석이 이루어졌다.

결과는 다행히 안개 빈도가 김포공항보다 유의미하게(70~80%) 적은 것으로 나왔다.

이 결과자료는 대통령 설득뿐만 아니라 극성스러운 공항 반대론자들의 공격에 대한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이 결과는 훗날 이곳으로 입지가 확정된 후 정부에서 공식 관측소를 설치하여 장기간 분석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장에 답이 있다 2 –SST 활주로 제원 알아내기

SST(Super Sonic Transportation:극초음속 여객기)를 수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좌우하는 것은 활주로의 길이와 폭이다. 인천신공항의 경우는 폭보다는 활주로의 길이가 문제가 될 것이었다.

2500~3800미터가 통상 일반 여객기를 위한 활주로의 길이였다.

당연히 SST는 더 길어야 할 것인데 자료를 구할 수 없었다.

박 국장은 NASA가 있는 올란도 현장으로 향했다.

SST는 NASA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영종도에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는 것도 겸한 출장이었다.

그러나 당연한 결과였지만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NASA의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도, 정보의 획득도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아무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었다.

국제 HUB공항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올란도 공항이라도 공부하고 가기로 결정하였다.

현지에서 올란도 공항 당국과 섭외하여 공항시설의 시찰과 공항 브리핑까지 받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 수도권에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큰 호의를 베풀어 준 것이었다.

올란도공항 당국에서 제공한 무개차를 타고 공항 구석구석을 시찰한 후 브리핑룸에 올라가 브리핑을 받았다. 박 국장은 전문가 특유의 감각에 걸리는 것이 있음을 발견한다. 브리핑룸에서 보여주는 공항 도면과 공항 현장 상황이 일치하지 않는 지역이 있는 것이다.

현재 숲이 있는 구릉지인 현장과는 다르게 도면에는 활주로가 그려져 있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감이 왔다.

조심스레 돌리고 돌려가며 유도 질문을 해서 얻어낸 결론은 그 활주로 계획이 장래 SST 취항을 대비한 것임을 확인하고 도면까지 얻는 데 성공한다.

도면에서 확인한 활주로의 길이는 7,000m.

인천신공항을 위하여 매립하려는 부지의 길이는 7km. 바다 쪽이라 추가 확장도 가능.

올란도 현장을 방문한 목적이 의외의 곳에서 정확하게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대통령이 찾고 있던 미래의 HUB공항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킬 최고의 입지의 확보.

이것이 철벽 같던 수도권 억제정책의 굴레를 뚫고

인천에 신공항과 신도시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최고의 신공항 입지는 인천의 새 역사도 함께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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