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말에 숨어 있는 회피와 작은 노력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무심하게 툭 던지는 말에 눈동자를 스르륵 굴렸다. 괜히 날카롭게 흘길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화는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원래’라는 말 뒤에 숨어버린 사람들을 많이 봐서일까.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이미 속으로 반박할 문장을 재빠르게 준비했다.
“그 말은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겠다는 뜻이잖아?” “노력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고… 그냥 알아달라는 거야.” 그 말투엔 억울함인지, 방어인지 모를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그 한 마디에 머릿속에서는 인간관계에서 지겹게 들었던 말들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 우린 서로 다른 사람이니까’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근데 원래 그런 사람이 어딨지?’ 하는 생각도 곧장 문장 사이로 비집고 올라왔다.
[원래그런사람이어딨어] 산문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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