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쌀 한 되박을 가슴에 안고
엄마 생각
전 진식
강아지 두 마리가 이사를 왔다
밤새 낑낑거리더니
아침 햇살에
몸을 부벼대다가
서로 턱을 고이고 눈을 감고 있다
어린 시절
배가 고파서 칭얼대며
아랫목에 웅크려 잠이 든 동생들이 생각났다
엄마는
어제 뜯어 놓은 산나물을 머리에 이고
새벽 일찍
종종걸음으로 재 넘어 장터로 갔다
해가 질 무렵
보리쌀 한 되박을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감상문]
전 진식의 「엄마 생각」은 일상의 작은 풍경 속에서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되새기는 따뜻한 시다.
시인은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잠든 모습을 보고,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배고픔을 참다 지쳐 아랫목에서 잠든 동생들의 모습은 애틋하고, 그 배경에는 늘 가족을 위해 새벽을 여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산나물을 머리에 이고 장터로 가서, 저녁이 되어야야 겨우 보리쌀 한 됫박을 안고 돌아온다. 그 모습은 고단하고 애잔하지만, 자식에게 끼니를 이어주려는 헌신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시 속에서 어머니의 발걸음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가족을 살리는 생명의 여정이다.
작품은 강아지의 소박한 모습에서 시작하여,
어린 시절과 어머니의 고단한 삶으로 이어지는 연상 구조를 가진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시인의 개인적 추억을 넘어, 우리 모두의 ‘엄마’에 대한 보편적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따뜻함과 그리움, 그리고 감사가 동시에 배어 나오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구절의 “보리쌀 한 되박”은 물질적으로는 너무도 작은 양이지만, 자식에게는 생명의 끈이 되었던 소중한 희생의 결실을 상징한다.
그 되박 속에는 어머니의 땀과 눈물, 그리고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따라서
「엄마 생각」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시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원인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읽고 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면서도 뭉클한 울림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