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을 좋아하는 남자직원 뒷담화
첫인상부터가 불쾌한 사람이었다.
(남자가 당연히 핑크를 좋아할 수 있지. 절대 그게 불쾌했다는 뜻이 아니다.)
핑크직원은 면접 때 임원진의 극찬을 받았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타 부서 경력 입사자였다.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었고, 일화로 들어서는 나에게 없는 배짱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아 벌써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로 첫인사도 나누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시켜 나에게 업무를 물으러 오고,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사전답사를 위해 갑작스럽게 내 업무시간을 뺏었다. 이에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아는 척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거는 왜 이렇게 했어요? 다른 덴 이렇게 하던데. 사전 조사를 꽤나 한 모양인 건 알겠다. 좋은 자세지. 그런데 묘하게 공격적인 말투가 거슬렸다. 나는 일일이 답변해 주면서도 왜 나를 견제하지?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었다.
내가 예민해서,라고 치기엔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됐다. 타 부서 사람들과 그런 식으로 계속해서 부딪혔다는 거다. 회사에 싸움하러 온 건가?
심지어 경력 입사자로서 직책이 있었으니, 그 밑의 직원들은 어떻겠나! 지금까지 핑크 직원 때문에 셋이 그만뒀다!
듣거나 목격한 바에 따르면,
1. 핑크직원과 그 상사는 한 편이다. 핑크직원의 상사는 핑크직원보다 경력이 딸린다. 그리고 원래 자기 자리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는 사람이라... 잘 맞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겉으로는.
2. 핑크직원과 그 상사는 둘이 키득거리며 키보드를 치는 게 주된 업무라고 한다.
3. 핑크직원은 자기 실수에 관대하고 부하직원의 실수에 굉장히 엄격하다. 수시로 면담을 한다.
4. 핑크직원은 신기가 있는 거 같다. 내가 보기엔 넌 이걸 잘하고 이걸 못해. 그러니까 이 일 말고 다른 걸 해야 해.
5. 핑크직원은 회사가 직원을 감축한다는 소문을 냈다. 그리고 일부 직원들에게 퇴사를 종용했다.
처음 한 명이 그만둘 때, 이미 핑크직원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는 그걸 묵인했다. 두 명째, 세 명째는 너무도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그냥 어서 관두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야 그 모욕적인 언행, 퇴사 종용까지 밝혀졌다고 한다. 훨씬 더 많은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지 아니면 진정한 인과응보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