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꿈이었다
꿈은 무의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 깊숙이 내재되어 있던 개인의 욕망, 걱정들을 보여준다는 거다.
간밤의 그 꿈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큰일이 생길 것 같다는 불안이 표출된 것이라 추측해 본다.
해고 통보를 받고 나는 정말로 크게 절망했었다.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나? 집에는 뭐라고 말하지?
현실에서라면 절망까지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반쯤은 홀가분했을 거고, 얼마간은 먹고살 수 있을 만한 통장 잔고도 있다.
내 능력이라면 다른 회사에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거다.
그렇지만 역시 집에 말하기는 겁이 좀 난다.
네가 그럼 그렇지. 그러게 잘하지 그랬니.
가정에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 어른이란, 아직까지도 뭘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애송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