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각 나오는 이선생입니다

나는 어쩌다 원룸 정리 전문가가 되었을까?

"안녕하세요 1인가구 정리 전문가 각 나오는 이 선생입니다.

이 멘트로 내 소개를 시작한다

자취방 정리계 아이돌로 통하는 나는, 1인 가구 정리수납 컨설턴트다

참고로 정리수납 컨설턴트(전문가)란?

물건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의뢰인의 집을 방문해 전문적인 정리 정돈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보통은 의뢰가 들어오면 팀으로 구성된 여러 명이 가서 하루에 신속히 정리를 마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는 혼자 간다. 뿐만 아니라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때문에 몇 시간 오버될 때도 있고 며칠이 오버될 때도 있다.

정리에 익숙지 않은 의뢰인과 단 둘이 힘을 합해 생활환경을 바꾼다는 건,

공간이 크건 작건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내가 1인가구 컨설팅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 인내와 노력이 나와 의뢰인,

우리 두 사람에게 주는 가치가 글로 다 표현 못할 만큼 찐한 네버엔딩 스토리로 남기 때문이다.

나는 어쩌다 자취방 정리 전문가가 되었을까?

원래 나도 팀이 있었다

2급 과정부터 함께 공부했던 동기들과 강사 과정까지 모두 마친 후,

따로 공유 사무실을 임대해서 스터디 모임을 이어갔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기로 하고 각자의 파트를 맡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뜻하지 않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코로나로 모임 제한이 늘면서 자연스레 팀은 해체됐다

나는 이후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준비했다

이제는 사무실도 없고 고정멤버도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전단지를 제작해서 눈만 뜨면 여기저기 붙이고 다니기도 하고,

커뮤니티 카페에 홍보글 올리다 강퇴도 많이 당해봤다

그러던 어느 날,

숨고 라는 어플이 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고수로 활동하려면 캐시가 필요했다

충전한 캐시가 허무하게 사라질 때마다 왠지 사기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한 달에 10만 원까지만 결제하기로 정해 놓고 계속 시도해 보기를 얼마 후,

드디어 숨고에서 첫 거래가 성사됐다.

원룸이었다

뛸 듯이 기쁨도 잠시, 이내 긴장과 걱정이 밀려왔다

처음으로 혼자 활동하는 거라 나 자신을 믿지 못한 두려움이 컸다.

밤새 한숨도 못 자고 다음 날 고객 집에 방문 상담을 갔는데 이 머선 129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상상하는 정리 후 모습이 시뮬레이션 전개도처럼

빠른 속도로 눈앞에 그려졌다

마치 내가 영화 속 루시의 여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밤새 걱정이 무색할 만큼 나는 신났다

내 입은 고객님과 대화 중이지만 내 눈은 이미 고객님의 살림살이를 제자리에 맞게 옮기고 있었다.

큰 공간에 여러 명의 팀원이 함께 갔을 땐 전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빨리 컨설팅을 시작하고 싶어 마냥 설렜다

팀으로 작업했을 때와 혼자 작업할 때 장단점을 둘 다 경험했기에 나는 나와 좀 더 잘 맞는 길을 택했다

이참에 원룸 정리의 일인자가 돼 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