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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선생 Aug 05. 2023

월 300만 원  직장인을 꿈꾸며 시작한 일

실패해도 마흔이다.

육아로 인해 한동안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문득 업을 하려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30대 중반이 된 나이! 취업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

20대 땐 쉽게 구할 수 있던 일이 이제는 나이 제한에서 많이 걸다.

남편이 받아오는 월급의지하고 세 식구 살아가기엔

미래가 불안하다

사람일은 어찌 될지 모르지 않나.

나이에 시작해도 늦지 않은 일을 배우고 싶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정리하는 일 관심이 많았다

티브이에서 정리 전문가라는 직업이 나올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배워보고 싶다. 

주변에 얘기하면 돌아오는 답변들이 비슷했다

나이도 젊은 애가 머 벌써부터 그런 일을 하려냐부터 그 일이 뭔지 조차 잘 모르는 분위기다

당시만 해도 정리전문가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에서

다소 생소한 직업이었다

코로나 훨씬 이전이라 집 정리 서비스에 큰 관심이 없을 때다

구직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봐도 이 쪽 일을 구인한다는 글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

취업이 쉬운 직종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렇게  년이 지 어느 날,

형님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다.

아주버님이 간판업을 하시는데 일하던 중

사고로 고층에서 떨어지셨는 거다.

목숨만 간신히 구한 것도 천운인 상황이었다.

앞으로 정상적으로 걷고 움직이는 건 힘들다고 했다

사람이 안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했던가,

와중에 그 흔한 보험마저 남은 게 없었다

당시 목돈이 필요해 싹 다 해약한 상황이었다

설마 당장 무슨 일 있겠어?

잠깐 사이 청난 사고가 일어난 거다

상황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니,

그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형님이 아주버님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아픈 남편도 돌봐야 하고 애들 학비도 감당해야 했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형님이 50이 넘은 나이에 갑자기 직장을 구하려니 막막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형님을 보고 있으니 미래의 내가 스쳐갔다

나라고 형님과 별반 다를 게 있을까

내가 형님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뭘로 족을

책임질 수 있을까?

지금도 뭘 해야 지 잘 모르겠는데 갈수록 일자리 구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은 일을 알아보자
딱 3년만 원 없이 해보고 결정하자
혹여 실패한다 해도 마흔이다

나는 정리일을 배기로 결심했다

확실히 하겠다 마음먹고 덤벼드니 그동안 안 보였던

정보들도 눈에  잘 들어왔다

각종 써치를 통해 팀장이 되면 월 300만 원은 벌 수 있다는 것과 2급 자격증만 취득해도 취직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아냈다.

취직 걱정은 자격증부터 일단 따고 나서 이후 생각하기로 한다

나는 월 300만 원 버는 직장인을 꿈꾸며

그 길로 구로구에 있는 여성인력센터를 향했다. 


버텨보자 다짐했던 3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났다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다

강사가 될 생각도 없었고, 회사를 차릴 마음은 더 없었다.

그저 정리회사 팀장을 목표로 시작한 일이었다

어릴 적 엄마가 점을 보러 가면 나는 선생님이 될 팔자라 했다

근데 공부하는 게 영 시원찮아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지금 선생님 소릴 듣고 있는 거 보면 그때 그 무당이

사기꾼이 아니었나 보다

오뚝이처럼 넘어지면 또 벌떡 일어났던 게 내 인생에서  딱 두 가지 일인데 그중 첫 번째가 정리일이고 두 번째가 브런치 작가가 된 일이다

일곱 번 정도 떨어지고 2년 만에 붙었다

활동한 지 아직 일주일도 안 됐는데 라이킷도 받고

구독자 수 도 벌써 10 명이 넘

만 나이 다 떼고 이번달에 깔끔하게 딱 마흔이 되었는데

내 40살 첫 시작의 기록을 브런치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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