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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선생 Aug 06. 2023

나는 그날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마라맛 정리

강사수업에 열을 올리던 어느 날,

하루는 윤경 선생님이 유튜브에 재미있는 정리 영상이 뜨는데 유튜의 말투랑 외모가 나랑 좀 비슷하니 한번 보라고 링크를 걸어줬다.

링크 속 유튜버는 대구유명인이었다.

그녀는 친정언니 콘셉트의 성격 좋 어린이집 엄마 같은 친근함이 돋보였다.

그 당시 동기들과 재능기부, 봉사활동만 주야장천 다니다 보니 컨설팅 비용 책정부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실전에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나보다 이 길을 먼저 걸은 선배님이니 왠지 따뜻하

알려줄 것만 같았다.

설거지를 하다 문득 런 생각이 든다


대구에 가서 그분을 한번 만나고 와야겠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유명한 분이란 걸 당시엔 몰랐다

몰라서 용감했다

설거지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연락처를 알아봤다.

블로그 찾으면 그 안에 번호가 있겠지 싶었다.

같은 경상도고 왠지 서울에서 대표님 만나러 왔다 하면 차 한잔 마실 시간 정도는 내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난 좀 즉흥적인 성격이다

생각을 먼저 하기보단 일단 지르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찾고 보니   속에 꿈에 그리던 였다

내가 대구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신은 역시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사업확장으로 이번에 서울 정리팀을 뽑는다는 것이다

개인 아닌  원 하라고 했다

이땐 어차피  업자도 없을 때고 팀으로 활동할 때라 딱 이건 내가 원했던 거다

여기서 열심히 하면 나중에 팀장도 시켜주겠지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기분이 들었다

나의 스토리와 앞으로의 비전을 장문의 문자로 보냈다.

몇 시간  연락 주겠단 답장이 왔다.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한줄기 밝은 빛이 보였다


대표님과 이야기가 잘 통했다

대구팀과 함께 컨설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와 잘 맞는 팀원 한 명만 데리고 오라기에

갈까 고민하다 우리 팀의 총무 선생님과 함께 갔다.

잘 보이고 싶어서 컨설팅 전날엔 미용실도 다녀왔다. 

좋은 데 가니까 이쁘게 해달라고 했다.

아이유 사진까지 들이밀며 유난을 떨었다.

원장님의 정성이 과하게 들어간 탓이었을까?

영심이 아빠 머리가 되었다.

빠글빠글 몇 달간 풀리지도 않았다.

영화 '집으로 '의 한 장면처럼  

이렇게 해달라 했잖아  이렇게 ~

나도 7살 아이처럼 주저앉아 뻔했다.

이때부터 폭망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다.


컨설팅 장소는 강남에 위치한 큰 평수 아파트였다

내 방보다 이 집 현관이 더 컸다.

긴장 탓까?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6개월 동안 주로 실습했던 곳이 취약계층 봉사 위주다 보니 현장 분위기가 많이 랐다

정리 컨설팅은 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일하기 편하다

몸 따로 마음 따로 그날   나갔다

점심때  같이 모여 밥을 먹는데 입맛

안먹어도 튈 거 같아 먹긴 먹는 밥알이 모래알이다

최대한 조용히 묻혀 있다가  빨리 집에 가고

총무선생님은 일하는 틈틈이 현장 선배들이 어찌 일하나 살피는 여유까지 있었지만 나는 당시에 이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을 거라는 압박감이 스스로를 조여왔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머리스타일이 신경 쓰이더니

종일 별로인 상태로 밤늦은 시간까지 작업이 이어졌다

남편은 야간 근무라 8살 민아 혼자 집에 다.

봉사할 땐 그긴 시간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데선 그렇게 늦게 마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

물론 사정을 말하가라고 했을 테지만 저 가도 되냐는 말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총무 선생님은 6시쯤 돼서 얘기하고 먼저 집에 갔다

내내 의지했던 선생님이 가고 나니까 오히려 그때부터 정신이 들다.

마음 단단히 먹기 시작했다.


아침 7시쯤 집을 나선 거 같은데 밤 10가 다 돼서

일이 끝났다

지하철역까지 한참을 걸어가며 가방 속에 넣고 종일 있던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부재중 전화에 읽지 않은 카톡이 수십 통 와 있

그제야 혼자 있을 딸 걱정에 마음이 급했다.

빨리 도착해도 밤 12시 가까이 된다.

먼저 퇴근했던 선생님이 고맙게도 퇴근하면서 동기들 단톡방에  혼자 집에 있다는 얘기를 줬다

더 고맙게도 그 글을 읽은 윤경 선생님이 우리 민아를 위해 초 저녁부터 한 걸음에 달려와 이 시간까지 애를 봐주고 계셨다

바로 옆집도 아니고 택시 타고 30분 이상 걸는 거리 도 말이다.

평소 우리 집에서 모임도 하고 그래서 이랑도 친하다. 민아랑 동네 치킨집에 있다기에 곧장 그리로 갔다.

민아는 윤경 선생님 품에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도 모르게 참았던 루의 설움이 졌다

영심이 아빠 머리 서럽고, 오늘의 내가 너무 작은 것도 서럽고, 이 시간까지 엄마 기다렸을 애도 가엽고, 그냥 모든 게 다 서러웠다

나는 그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윤경 선생님은 적잖이 당황하시는 눈치였다.

애 실컷 봐주고 엄마까지 봐주게 생겼으니 얼마나

난감하셨을

다행인 건 늦은 시간이라 치킨집에 님이 없었다

엄마 우는 소리에 민아도 잠에서 부스스 깼다

한번 터진 눈물은 좀처럼 멈추질 않

한참 설움을 쏟아붓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종일 긴장해서 돌처럼  딱딱히 굳은  어깨 윤경 선생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괜찮다고 토닥여 줬다. 

이토록 한 사람이 있음에 위로 받는 순간이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마라 맛을 경험한 이었다.

맛있다 맛없다 가 아닌ᆢ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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