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만남

by HONEY

“상묵아!”

눈앞에 지나가는 사내가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

예전 직장의 부하직원이었다.

오랜만에 일산 집에 온 김에 간단하게 먹을거나 살까 하고 들린 마트에서였다.

피부가 새카맣게 그을린 걸 보니 여름휴가를 제대로 즐긴 것 같았다.

“큰 아이는 고3이라 둘째만 데리고 주말마다 물놀이를 다녔더니 이렇게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첫째를 낳고 한참 후에 아이가 생겼다고 나한테 좋아서 얘기를 하던 것이 생각났다.

요즘은 어느 부서에 있는지, 일은 어떤지, 두어 마디를 하고 나니 할 말이 없었다.

평소 휴일과 다르게 한산한 마트의 통로에 서있으니 순간 어색함이 감돌았다.

재빨리 안부 묻기를 마무리하고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돌아섰다.

회사 다닐 때 녀석과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보통 직원들과는 다른 독특한 친구였지만, 내가 무척이나 아꼈던 부하였다.

녀석과 얽힌 일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그것마저 희미한 추억이 되었다.

마주 앉아 그때 얘기를 한다면 상황을 다르게 표현할런지도 모를 일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헛헛함이 밀려왔다. 차라리 부르지 말 걸 그랬나, 후회마저 생겼다.


계산을 끝낸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큰 바구니가 가볍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