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7번째 책리뷰_
임마누엘 칸트, 박필배 - 《칸트의 인간》 / 현북스 / 박필배 번역 및 해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서양 근현대 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철학자다. 그는 프로이센 왕국의 발원지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났으며 평생 이 도시의 150km 바깥을 여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쾨니히스베르크가 러시아 영토에 편입되고 이름이 칼리닌그라드 바뀐 것은 그의 죽음 이후 나중에 일어난 일이다. 칸트는 데카르트로부터 이어진 대륙합리론과 로크로부터 이어진 영국경험론을 종합하여 둘 사이의 오랜 논쟁을 종결하고 철학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일명 ‘비판 시리즈’로 유명한 세 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는데, <순수이성 비판>, <실천이성 비판>, <판단력 비판>이 그것이다.
칸트철학은 세 질문으로 요약된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인식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윤리학),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되는가?”(미학) 첫 번째 질문은 제1 비판서인 <순수이성 비판>과 이어진다. 칸트는 이 저서에서 인식론 다룬다. 인간 이성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며, 순수이성이 밝혀낼 수 있는 것과 밝혀낼 수 없는 것을 구분하며 비판한다. 두 번째 질문은 제2 비판서인 <실천이성 비판>으로 이어지며 칸트는 이 저서에서 도덕철학과 윤리학을 다룬다. 칸트의 도덕법칙으로 유명한 “정언명령”은 실천이성 비판에서 다뤄진다. 세 번째 질문은 제3 비판서인 <판단력 비판>으로 이어지며 칸트는 이 저서에서 미학과 종교철학을 다룬다.
이처럼 칸트의 업적은 인식론, 형이상학, 미학, 종교철학, 도덕철학, 윤리학을 총망라하며 방대한 그의 철학을 공부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철학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본 저서는 칸트의 주요 저작의 같은 주제인 내용들을 인용하고 편저자가 그 부분들에 주석과 요약을 달아 이해를 쉽게 하였다. 그리고 각 주제마다 사유의 핵심을 요약한 “핵심 읽기”와 주제와 관련해 사유를 확장할 수 있는 “생각해보기” 달아 입문자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칸트 철학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개론 및 요약서로 추천하기 좋은 책이다.
✏인상깊었던 구절✏
감성 없이는 대상이 주어지지 않고, 지성 없이는 대상이 사유되지 않는다.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대상의 개념을 감성화하는 일(개념에 직관되는 대상을 부여하는 일)과 대상의 직관을 지성화하는 일(직관 내용을 개념 안에 포섭하는 일)은 따라서 똑같이 필수적이다. 지성은 직관할 수 없고, 감성은 사유할 수 없다. 양자가 결합함으로써만 인식을 산출할 수 있는 것이다. -p. 57, <순수이성 비판> 중에서
내가 자주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의 마음을 더욱 새롭고 더욱 커다란 놀라움과 경외감으로 충만시켜 주는 것이 두 가지 있다. 내 머리 위의 별이 총총한 하늘과 내 마음 속의 도덕법칙이 그것이다. 나는 이 두 사물을 어둠에 둘러싸인 것으로서나 아니면 나의 시야 밖에 있는 어떤 엄청난 것으로서 찾아서도 안 되며, 단지 [막연하게] 추측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나는 그것들을 바로 나의 앞에서 바라보며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식만큼이나 직접적으로 의식한다. 전자의 것은 내가 나의 외부의 감성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에서 시작하여, 나와 관계를 맺는 세상과 우주를 무한히 크게 확장시킨다. 후자의 것은 나의 보이지 않는 자아, 즉 인격성에서 시작하여 진정으로 무한한 세계 속에 있는 나를 보여주는데, 우리의 지성만이 이러한 세계를 감지할 수 있다. -p. 72, <실천이성 비판> 중에서
[1] 너의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서도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라. -p. 82, <실천이성 비판> 중에서
[2] 마치 너의 행위 준칙이 너의 의지를 통하여 마땅히 보편적인 자연법칙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그렇게 행위 하라. -p. 84, <도덕 형이상학 원론> 중에서
[3] 너는 너 자신의 인격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 있어서 인간성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간주하여야 하며, 결코 한갓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p. 90, <도덕 형이상학 원론> 중에서
꼭 철학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철학적인 사고에 종사하면 여러 불쾌한 감정이나 심성의 격앙까지도 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외부적이고 우연적인 조건들로부터 자유로우며, 그래서 단지 유희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고 내면적인 관심을, 즉 삶의 활력을 억제하지 않는 관심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학문으로서의 철학은 이성의 궁극목적 전체(이것은 절대적인 통일성으로서 파악된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데, 일종의 힘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 힘은 인생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나이와 더불어 쇠약해지는 우리의 육신을 어느 정도 보상해 줄 수 있다. -p. 104, <학부들 간의 논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