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상당히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시계는 6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매우 정상적이고 기분 좋은 시간에 깨어났다.
어제는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한 편 끝까지 보고 잠이 든 시간이 12시쯤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잔 느낌이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깨어나 평소 궁금했던 자연선택 이론에 대해 유튜브 시청을 하였다. 요즘 내가 하는 공부(?)는 대부분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 강의를 듣는 정도면 충분하다. 참 편리하게 공부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자신이 별로 없다. 요즘은 책 읽기가 힘들고 하루에 읽는 양도 극히 적다. 눈도 침침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재미가 없다. 그래서 주로 인터넷 뉴스나 유튜브 동영상만 보게 된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살고 있는 것인지, 내가 너무 나태해진 것인지, 아니면 노쇠해진 것인지.
II. 8시가 되어서 아침을 준비한다. 며칠 전에 사둔 토마토를 먹어야 했기에 토마토 계란탕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토마토 1개를 잘게 썰고, 올리브유를 두른 웍에 다진 마늘을 넣고 살짝 볶다가 썬 토마토를 넣고 다시 몇 분간 볶는다. 끓으면 전분물을 조금 넣고 끓이다가 계란을 풀어 넣고, 냉장고에 있던 양송이를 다져서 넣고 간을 보면 끝이다. 너무 싱그러운 것 같아 액젓을 조금 넣었더니 간은 맞았으나 깔끔한 맛이 덜했다. 다음에는 액젓은 넣지 말아야겠다.
요리 실력이 점차 늘고 응용력도 생긴다. 사실, 전분물을 넣는 것은 꽤 숙달이 필요하다. 농도가 너무 진하면 뻑뻑해지고 너무 묽으면 전분물의 효과가 없기도 하므로 적당한 농도에 불의 세기도 예민하게 맞춰줘야 한다. 내가 이 정도 되기까지는 전분물 사용 경험이 꽤 쌓였기 때문이다. 또 유튜브에서 본 레시피에는 양송이를 넣지 않았는데, 냉장고에 있던 양송이가 제법 오래된 것 같아 잘게 다져 넣었더니 양송이 향이 토마토 맛과 잘 어울린다. 따끈하게 끓인 토마토 계란탕을 먹고 요구르트 한 병과 바나나 1개를 디저트로 먹으니 꽤 든든하고 속도 매우 편하다. 커피를 한 잔 내려서 먹을까 생각했으나 요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어 좀 참아보려고 한다.
커피를 안 마시니 무료해져서 잠시 멍해져 있는 사이에 길고양이 반반이가 현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 사료가 먹이통에 제법 있으니 배가 고프지는 않을 텐데,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현관문을 빼꼼히 열어주니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짜 먹는 간식 츄르도 챙겨주고, 집사람이 고양이 주라고 사 둔 돼지고기를 조금 해동하여 그릇에 담아주니 잘 먹는다. 언제쯤이면 이 녀석과 좀 더 친해져서 쓰다듬어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