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늙은 종
작년에 직장에서 당신이 가장 많이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곧 끝나요, 다 됐어요, 가 아닐까? 하지만 이상하게 1년이 지나도 일은 끝나지 않았다. 올해로 이어졌고,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일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며, 그것이 모든 직장의 업무가 가진 본래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이때 나는 4천 년 전, 성경에 꼭 한번 나오는 '한 직장인'을 당신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이삭의 신부 찾기'라는 큰 사건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인공은 재벌 회장인 아브라함도, 그의 아들 이삭도 아니다. 바로 '늙은 종'이다.
그런데 주인공 늙은 종은 이름이 없다. 보통 중요한 이야기라면 주인공의 이름을 밝히기 마련인데, 성경은 왜 늙은 종의 이름을 숨겼을까? 나는 이것이 이 시대 모든 직장인, 모든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1. 이름보다 '삶'이 빛났다
당신은 직장에서 적게는 5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빽빽하게 24시간을 채우며 일할 것이다. 누군가 자리를 비우면 공백이 크다. 그렇다고 당신이 한 일 위에 당신의 이름이 새겨지는 일은 없다. 업무 뒤에 서명은 있을지언정, 일 자체가 당신의 이름으로 기록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름이 기록되지 않아도 전달되는 것이 있다. 바로 당신의 태도다. 성실함, 꼼꼼함, 친절함, 성급함, 무심함.... 당신이 드러내는 모든 태도는 말보다 강하게 누군가에게 각인된다. 늙은 종의 이름을 성경이 숨긴 이유, 이름보다 그의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 까닭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조직의 DNA다.
•상사에게 보이는 태도
•동료에게 베푸는 배려
•힘든 업무를 대하는 방식
등등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태도는 당신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팀과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기, 문화가 된다. 기억하라. 이름은 잊혀도, 일하는 태도는 남는다. 오늘 당신의 삶과 태도, 바로 가장 강력한 당신의 서명이다.
2.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했다
주인 아들의 신부를 찾는 일, 쉬운 업무가 아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어려운 임무다. 마침내 늙은 종이 길을 떠났다. 어렵사리 주인의 고향 땅에 도착하자마자, 사막 한가운데에서 늙은 종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간절한 기도였다.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창세기 24:12)
이 기도의 출처가 어디일까? 늙은 종이 광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할 수 있었던 이유, 단순하다. 그렇게 기도하던 주인을 옆에서 늘 보았기 때문이다. 말로 가르쳐서가 아니다. 늙은 종이 중대한 임무 앞에서 주인의 태도를 그대로 복제한 것이다.
당신은 작년 한 해 동안 수많은 과정을 지났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정 중에 나온 당신의 태도는 분명 누군가에게 전해졌고, 누군가는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작은 충성
•꾸준한 태도
•조용한 진심
은 어디에서나 전수되고 이어진다. 당신이 일하는 그 과정 자체가 후임이 따라야 할 행동 규범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갖는 태도는 오늘을 결정할 뿐 아니라, 공동체의 내일을 규정한다.
3. 믿음을 담아냈다
이제 늙은 종이 드리는 기도의 내용을 확인해 보라. 늙은 종의 기도는 매우 구체적이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저에게 물을 떠 줄 뿐 아니라, 낙타에게까지 물을 먹이면...."이라고 조건을 제시한다.
"제가 만나는 사람 가운데 작은 주인에게 준비된 사람을 보여 주십시오. 그녀가 저에게 물을 떠 줄 뿐 아니라, 낙타에게까지 물을 먹이면, 작은 주인의 아내인 줄 알겠습니다." (창세기 24:13~14)
이것은 늙은 종이 막연히 희망만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구체적인 응답을 기대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성경은 그가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신이 응답했다고 전한다.
당신의 기도는 어떤가?
"알아서 해 주세요."
신이 줄 리가 없다. 안 준다. 주어도 당신이 모를 것을 아니까.
그때 응답받은 늙은 종은 또 무엇을 했나? 그 자리에서 바로 무릎 꿇고 경배하며 찬양했다.
“주님, 주인의 길을 인도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창세기 24:27)
그것도 역시 늙은 종이 주인에게서 배운 태도였다. 성과가 났을 때, 자기가 아닌, '길을 인도해 준 존재'에게 영광을 돌리는 겸손함의 복제 말이다.
전수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방식, 태도와 마음을 통해 조용히 전달된다. 그래서 대부분은 알고 있다.
•묵묵히 책임을 다한 동료
•힘든 날에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 누군가
•억울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누르고 품위 있게 행동한 사람
을 말이다.
올해도, 이런 모습들이 말보다 더 큰 울림으로 직장 공동체의 문화가 되고, 유산이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떤 문화와 유산을 남기겠는가? 어떤 태도와 삶을 견지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