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제목 안녕이라 그랬어
저자. 김애란
출판. 문학동네
표지 사진 출처 책 표지
김애란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
<<수록 작품 요약>>
수록 작품은
홈파티
숲 속 작은 집
좋은 이웃
이물감
레몬케이크
안녕이라 그랬어
빗방울처럼
모든 이야기에 언젠가의 나였던 것 같은 인물이 나온다
-나- 였던 것 같다는 생각은 착각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착각을 잘하는 것 같다
외향적이라고 평가한 사람이 자신을 소개할 때 내향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소개하는 사람 스스로의 착각이거나 보는 나의 착각이거나 아니면 보이는 것과 진정한 자아는 다른 것이 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
혹은 진정한 캐릭터는 고정된 성격이 아닐 수도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결핍을 겪는 인물들이다
홈파티에서 나는 연극배우이다
공연을 앞두고 본인의 대사뿐 아니라 작품 전체 대사를 외우다시피 했으나 상대역 배우가 코로나 감염이 되어 공연이 취소되는 아픔을 겪는다
숲 속 작은집의 -나-는 열대지방으로 여행하며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문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나는 밤이 되면 불빛 한 점 없는, 완전한 어둠에 두려움을 느낀다
청소를 하는 메이드에게 팁을 줘야 하는지 주면 얼마가 적당한지 고민한다
팁 때문인지 메이드는 청소도 열심히 한다
아끼던 공예품이 사라졌을 때 메이드가 가져간 것이라 생각한다
숙소를 떠나는 날 메이드의 딸이 뛰어와 한글로 쓴 편지를 전한다
자신이 깨뜨렸다고 고백하며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하며 사과하는 편지를 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오해들이 존재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좋은 이웃의
- 나-는 독서 지도를 하는 아이의 어머니가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계속 수업할 수 있는지 조심스레 묻는다
-나-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 간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전세를 사는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게 된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 아이를 동정해서 아꼈던가 하고
자신이 잃은 것은 물질이 아니라 마음임을 알고 놀란다
--우리가 집 잃어서도, 이웃을 잃어서도 아니었다. 우리가 정말 상실한 건 결국 좋은 이웃이 될 수 있고, 또 될지 몰랐던 우리 자신이었다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었다--
라고 생각한다
이물감의 나는 유일하게 남자 인물이다
이혼한 전 아내의 SNS에서 확인한 남자를 몰래 탐험하는 인물이다
IT 기술은 몰라도 되는 것까지 알게 해 주어 인간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밝은 면이 있다면 어두운 면도 있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레몬케이크의 나는 퇴사를 하고 여행서점을 운영한다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좋다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를 열고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고 싶었으나
북토크 당일 작가는 아버지가 운명하셨다는 부고를 전한다
-나-는 북토크 취소를 알리고 준비한 레몬케이크에 초를 켜고 어둠 속에서 불빛을 바라본다
절망에서 건져줄 작은 이벤트는 빗나갔다
삶에서 언제나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러나 마주할 때마다 힘든 건 마찬가지이다
빗방울처럼의
-나-는 전세사기를 당하고 경매로 집을 낙찰받아 살고 있다
전세금과 경매금을 합하면 그럴듯한 더 나은 집을 살 수도 있었다는 자책으로 살아간다
남편은 야간 대리운전을 하다 과로사한다
혼자 남은 빌라에 누수까지 생긴다
사기와 사별과 누수......
<<안녕이라 그랬어>>
-나-는 엄마의 병간호로 지쳐가는 중 남자 친구 헌수와도 결별한다
헌수가 좋아하는 노래 <LOVE HURTS>의 킴 딜과 로버트 폴러드 버전을 듣다가 노랫말 중
-안녕-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다시 들어보고 암영( I'm young )이라고 고쳐준다
그리고 킴 딜의 킴은 kim이 아니라 킴벌리라고 말해준다
점차 멀어져 남남이 되었을 때 헌수는 술에 취해 -나-에게 전화를 한다
그는 말한다
--암영(I'm young)을 안녕이라고 말할 때 그냥 그렇다고 말해 줄 걸--하며 후회한다고
연인에게 그땐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데 그것은 이별한 후에 몰려오는 감정인 것일까
후회란 마치 파도가 밀려와 모래사장을 쓸어내리고 물이 빠져나간 후 남은 조개껍질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뒤에 남는 것
삶은 이별의 연속이다
어제의 나와도 이별이다
육아를 하면서도 백일의 아이, 돌 때의 아이와도 이별한 것이다
학교, 직장 심지어 가족까지도 결국은 이별한다
오래전 찍은 사진을 보면 사진 속 인물들이 지금은 없는 사람이 된 경우가 많이 있다
지나고 후회를 남기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지만 후회가 없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안녕을 암영(I'm young)이라고 고쳐준 것이 그렇게 두고두고 마음 아플 일은 아니지만 그는 마음 아파한다
어쩌면 현실의 심리적 거리감을 슬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헌수가 좋아하던 로버트 폴러드 버전의 love hirts 때문에 --나는 인터넷 영어회화 강사 중 로버트를 선택한다
수업을 하며 -나-는 로버트에게 정서적으로 끌린다
마지막 수업, 그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로버트의 진심을 들으려 하나 접속이 갑자기 끊어지며 -잔액부족-과 -시간 종료-알림이 뜬다
사이버 세상에서 언어가 다른 두 사람 사이에 마음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점이 이색적이다
데이팅 프로그램도 있고 화상전화도 있지만 낯선 언어, 낯선 사람, 사교가 주가 아닌 만남에서도 로맨틱한 감정이 싹튼다는 것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하긴 영화 <cast away> 속 주인공은 WILSON 로고가 새겨진 농구공과 대화하며 무인도에서의 외로움을 견딘다
뗏목을 타고 무인도를 탈출하는 중 미스터 윌슨이 떠내려 간 것을 알고 바다로 뛰어들어 윌슨을 외치며 농구공을 찾아 목숨을 거는 위험을 감수한다
공을 찾지 못하고 뗏목 위로 올라와 소리치며 우는 장면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 장면을 생각하는 지금도 눈자위가 뜨겁다
김애란 작가 북토크에서 작가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 AI는 무슨 질문을 받든지 유창하게 대답한다
모른다는 말을 할 줄 모른다고
그러나 인간은 모른다고 말한다
작가의 소설 <어디로 가고 싶은가요>의 인물은
동생을 구하다 죽은 선생님의 아내인 나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하고 말한다
이 말은 어떤 거창한 사과의 말보다 더 큰 진심이 느껴진다
맥락이 고려된 언어인 것이다
AI와 인간의 차이가 마음으로 느껴진다
인간은 모자라고 부족하나 진심이 있다
진심이 있는 사람을 찾고 만나고 소통해야겠다
책 말미에 신형철 평론가의 해설이 있다
해설의 제목은
--네 이웃을 네 돈과 같이--이다
-- 그럴 필요 없는데, 아니 그래선 안 되는데, 언제나 경제적 인간으로만 살아가게 되어버린 우리가 이 책에 있다. 그들은 제 이웃을 제 돈과 같이 사랑하거나 그보다 덜 사랑한다 --
경제적 인간이 살아가는 현대는 모두가 소외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네 돈과 같이 뒷말이 생략되어 있다
친구에게 물었다
네 이웃을 네 돈과 같이 뒤에 생략된 말이 뭐 같으냐고
--사랑하라?
--아껴라?
등등의 말을 했다
--아끼다--는 단어도 두 가지 상황에서 쓰인다
동사
1
물건이나 돈, 시간 따위를 함부로 쓰지 아니하다.
시간을 아끼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 보살피거나 위하는 마음을 가지다.
아끼는 제자.
출처: 네이버 사전
1 네 이웃을 네 돈과 같이 --함부로 쓰지 마라--
2 네 이웃을 네 돈과 같이 --소중하게 보살펴라--
둘 다 의미가 통하는 것 같다
한국어의 안녕은 만날 때도(반가워), 헤어질 때도(잘 가) 쓰는 말이다
맥락에 따라 이해해야 한다
안녕이라는 말 자체는 편안히 잘 지내다 이므로 만날 때는 편안히 잘 지냈니?라고 물어보는 뜻일 테고
헤어질 때는 편안히 잘 지내라고 하는 기원의 말일 것이다
나도 생각한다
돈과 이웃의 무게를 따지지 말고 안녕히 잘 지내자고...
책을 다 읽고 유튜브에서 -헌수-가 좋아하는 버전의 LOVE HURTS를 들었다
오리지널 버전보다 젊은 감성과 정제된 슬픔이 잔잔하게 전해지는 곡이었다
글을 쓰며 노래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