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에서 기차로 한 시간
브뤼헤 베긴 수녀원
비 내리는 사원
붉은 벽돌
안개로 덮여 오늘따라 회색빛
담장을 포위한 노란 수선화와 흰 백합
중세를 살아낸 영혼들의 환생
꽃 빛은 빗물 속에 선연하다
지구 반바퀴 돌아 여기
늘 한자리에 존재하는 가로 정원석
어디서 태어나 몇 살이나 되었나
답하는 이 없이
보행 도로 한 곁에 붙박이로
행인과 차와 점멸하는 신호등 불빛을 바라본다
뱉은 말
먹은 마음
형태를 이루지 못한 다짐들이
영원히 박제되어
허공에 맴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