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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n 28. 2023

테니스) 왕자 정현, 2023 윔블던 예선 2차전

정현 선수 윔블던 테니스

2018년 1월을 정현 선수로 하여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5년이 지났지만 그 감격은 여전히 마음에 남아있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부터 팬이었다. 당시 가족 행사가 있어 가족 모두 모여 일박을 해야 했었다. 그런데 시댁에 정현 선수 윔블던 결승전 경기를 중계해 주는 채널이 나오지 않는 것을 알았다. 설령 그 채널이 있다고 해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테니스 중계를 보자고 할 용기도 없던 시절이었다. 아무도 테니스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댁 식구들 모인 자리에 자기주장을 할 만큼의 배포도 없었다.


라이브 중계를 너무나 보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어른들 앞에서

"저 집에 가야겠어요. "

하고 말하고는 밤 열 시가 넘었는데 시동을 켜고 한 시간 거리의 집으로 향한 기억이 있다. 집으로 와서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중계를 보았다. 상대 선수는 이탈리아 선수였다. 상대 선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파워와 기본기가 탄탄해서 정현 선수는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프로 전향 후 그 이탈리아 선수와 정현 선수가 경기를 했는데 주니어 때와 달리 정현 선수가 월등히 실력이 향상되어 승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대회 준우승 이후 2017년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다닐 메드베데프, 안드레이 루블레프(이상 러시아),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 등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초대 챔피언이라는 점이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승도 물론 영광스러운 열매였다. 이듬해 호주오픈에서 미샤 즈베레프(독일)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테니스 샌드그랜(미국)을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테니스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모두 경기 중계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후 테니스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 시절 안경을 낀 정현 선수를 두고 '교수님'이라고 불러 그때부터 정현 선수 별명이 교수님이라고 했다. 어려서 시력이 너무 좋지 않아 초록색을 많이 보아야 한다고 해서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신체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고 거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은 정말 값진 일이라 생각한다. 테니스 선수 이덕희도 그런 면에서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그는 청력이 없는 상태로 시각에 집중하여 테니스를 한다고 했다. 심판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반면 소음으로부터 차단되어 시합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다. 모두 다 대단한 선수들이다.



2018년 호주 오픈에서 노박 조코비치와 8강전 대진이 성사되었을 때 사람들은 아무도 승리를 예견하지 않았던 듯하다.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정현이 이기면 팬티만 입고 강남 거리를 뛰어다니겠다"

정현 선수가 조코비치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한 후 강남 대로를 팬티만 입고 뛰어다닌 사람이 있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다.


"아픈 사람 데려다 놓고 잘하는 짓이다"

대진이 예고되었을 때도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승리한 후에도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어 신기했다. 조코비치를 상대로 한 경기를 다시 보았지만 조코비치가 부상 중이었다고 보기에는 정말 대단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그 대단한 경기력을 제압하고 3-0 승리를 한 정현 선수는 다시 보아도 소름 돋는 명경기였다고 생각한다.


ATP 어떤 대회, 특히 그랜드 슬램 대회 중계에서 아시아인이나 검은 머리, 특히 한국인을 본다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테니스 팬으로서 서양 선수들의 경기만 보다가 동양인이, 특히 한국인이 등장하는 중계를 본다는 것은 상상만 하던, 꿈같은 일이었다. 꿈이 현실이 된 경험을 하게 해 준 정현 선수에게 항상 고마움과 경이감을 느낀다.


사진출처 :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예선전 대진표 사진 캡처


오랜 부상과 재활의 시간을 거쳐 윔블던 예선전 1회전을 통과했다.  예선 2회전 상대는 프랑스 선수 엔조 쿠아코이다. 아래는 상대 선수의 프로필이다.



사진출처: 윔블던 대회 공식 홈페이지 선수 안내 사진 캡처






윔블던 테니스 공식 홈페이지 대진표에 6월 28일 오전 11시 9번 코트 두번째 경기로 예정되어 있다.

정현 선수 부상 없이 경기하기 바랍니다.~


사진출처 :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사진 캡처

                정현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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