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필요한 약사는 어떤 약사인가?
약료의 개념
‘약료(Pharmaceutical Care)’는 약사가 환자의 약물 치료를 최적화하고, 약물 관련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 약사의 역할을 단순한 조제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의 약물 관리자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약료는 약사가 환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약물 관련 문제를 탐지하고 예방·해결함으로써 치료 성과를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약사 역할의 변화는 맞춤복이 쇠퇴하고 기성복이 생긴 것 과 비슷한다. 약사는 이제 조제뿐 아니라 환자 각자에게 필요한 약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역할로 진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약사가 약물의 제조와 조제를 주로 담당했지만, 제약 산업의 발달로 의약품이 규격화되어 대량 생산되면서 약사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었다. 200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약국에서 임의로 약을 조제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제한되었고, 약사의 업무는 조제와 복약지도 중심으로 한정되었다. 현재 약사법상 약료에 대한 법적 정의는 명확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사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논의는 지속되고 있다. 약료는 약사가 단순히 약을 나눠주는 역할을 넘어, 환자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약물 관련 문제를 발견·예방·해결하고, 치료 성과를 향상하는 데 책임을 지는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료를 “의약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약사가 수행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된 바 있다. 이는 약사의 광범위한 직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업무 범위가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약사의 직무는 더욱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약사가 예방접종, 만성질환 관리, 약물치료관리(MTM)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보상을 받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처방권도 부여받고 있다. 이는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자 범위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확대한 결과로, 약사를 공공 보건 향상에 적극 활용한 사례다. 2004년에는 12개 단체가 협력하여 지역 약국을 1차 의료기관으로 활용하는 MTM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약사의 도움 받기
약학대학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직업의 안정성과 높은 보상 때문이다. 약사는 의사, 간호사 다음으로 많은 보건의료 인력이자, 정년이 없고 유연한 직업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약대교육은 6년 제로 변화면서 교과과정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6년제 약학 교육과정에서는 기존보다 임상 관련 교과가 확대되었다. 환자 중심의 약물 치료를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생리학, 병리학, 약물치료학 등 임상 중심 교육이 강화되었으며, 실습을 통해 실제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또한 약학 전문 교과 외에 환자중심의 약물치료의 중재자와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윤리 교육이 강화되어 약사의 환자 중심적 역할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약외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의 제조, 조제, 감정, 보관, 수출입, 판매 및 약학 기술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면허를 부여받은 전문직으로서 약사는 지속적인 보수 교육을 통해 역량을 유지하고,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행위에 대한 일정한 보상을 받는다. 약사 직능을 수행하는 한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통해 역량을 관리하고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그 행위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 이는 약사라는 직능이 전문성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지닌 보건의료직임을 보여준다.
환자는 이러한 공인된 전문직인 약사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약사는 약효와 부작용에 대해 가장 가깝고 쉽게 상담할 수 있는 전문가이자, 건강관리의 든든한 동반자다.
사회적 역할로서의 약사의 확대
약사법 제2조는 약사의 업무를 의약품의 제조, 조제, 감정, 보관, 수출입, 판매 및 약학 기술에 관한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약물 치료 전 과정을 포괄하는 ‘약료’에 행위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는 여전히 부재한 상태다. 약학 교육에서는 환자 중심의 약물치료 과정에서 약사의 적극적인 약료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제도는 이러한 교육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
복약지도는 약사의 대표적인 직무임에도, 현재 수가 체계에서는 복약지도 시간이나 질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상을 받는다. 복약지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다루어야 할 항목이나 결과 지표도 명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구조는 질 높은 상담에 대한 동기를 떨어뜨리고, 약사의 직업 만족도 저하 및 사회적 인식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약사들은 하루 수십 건의 처방을 빠르게 조제하고 핵심적인 간단한 설명과 문서화된 복약지도서만 제공하기도 한다. 더 많은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시간을 투자해도 추가적인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는, 개인의 노력, 동기와 윤리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진다.
약사가 약물 전문가로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사회적 합의가 동반되어야 한다. 약사가 약물 관리를 엄격히 하고 중재할수록 더 나은 치료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보상과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보상 체계를 통해 약사의 약료 활동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령자 대상 다약제 관리 서비스 등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가 환자와 사회로부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확산될수록, 약사의 직능은 더욱 전문화되고, 약물 안전성을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망도 강화될 것이다.
국내 약료 서비스의 발전 방향
국내에서 약사 인력을 활용한 약료 서비스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대사성 및 만성질환에 특화된 약료 서비스의 개발 및 표준화, 지역 약국 기반의 스마트 GPP(Good Pharmacy Practice) 약료 서비스 도입, 한국형 복약 정보 문해력 측정 도구의 개발등이다.
이러한 노력은 질환별, 접근 방식별로 세분화된 서비스 모델 개발은 물론, 환자 중심의 맞춤형 도구 개발을 통해 약료의 기초 토대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약사는 단순한 약 공급자가 아닌,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보건의료 파트너로 자리 잡아야 하며, 그에 따른 사회적 지원과 제도적 개혁이 시급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