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양념치킨 먹으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by 해고

스페인에는 내 예상보다 한식집이 적었다.

가려면 갈 수야 있겠지만

아무 에너지 소모 없이 룰루랄라 다녀오긴 힘든 거리에 먹고 싶은 한식들이 있었다는 말이다.


역에서 아이야나와 헤어지고 역 앞에서 택시를 잡았다.

쾌활한 기사님이 몰아주는 택시에 몸을 싣고 가니 기분이 붕 뜨고 행복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 드라마를 보진 않았는데 암튼 그랬다.


택시에서 내려 1층 정문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여러 번 눌러도 응답이 없었다.

문을 세차게 흔들어봤지만 미동도 없었다.

급격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뒤에서 정장 입은 중년 남성분이 대신 초인종을 눌러줘서 함께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그 분이 내가 갈 홈스테이 층수를 누르지 않겠는가?


우연인지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런데 내가 갈 집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겠는가?


그제서야 여기 호스트 남편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 분이 내 대신 초인종을 눌렀고, 조금 뒤에 호스트가 문을 열어줬다.

호스트 이름은 나탈리아.

그 날 나탈리아가 입은 화려 골져스 샤워 가운은 나를 조금 당황시켰다.

집에서 옷 위에 샤워 가운을 입고 있는 게 자연스러운 풍습이란 걸 그땐 제대로 알지 못해서이기도 하나,

마드리드 호스트의 샤워 가운과도

기운이 많이 달랐기 때문에 나는 당황했다.


나탈리아 골져스 샤워 가운처럼 말을 했다. 뭐랄까, 그녀를 이런 식으로 묘사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 흔히 보았던

부잣집 사모님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나탈리아는 작은 거실, 큰 거실, 화장실, 주방 등을 빠르게 오가며 설명했고 난 삼십 프로 정도 알아듣고 나머진 때려 맞추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큰 거실 한쪽에 위치한 내 방을 소개해주었는데,

방 크기도 좀 더 크고 인테리어가 ‘골져스’(ㅋㅋ) 해서 너무 맘에 들었다.

너무 맘에 든다고 말하고 창문 앞으로 가서 경치를 구경했다. 내 창문 앞에는 다른 건물과 다른 창문들이 있었다.

<실제 창문 경치>

짐 풀 힘도 없어 대충 캐리어를 눕혀 놓고 그 옆 침대에 나도 퍼질러 누웠다. 푹신한 이불 감촉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때 왜인지 모르지만 이런 욕구가 강렬하게 치솟았는데... (오늘 나 양념 치킨 먹을 거야.)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