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학과 인문학의 접점-8

제2장 - 자동차 디자인과 인문학 이야기 PRAT-3

by 유현태

지금까지 쏘나타의 프런트 마스크와 프로파일을 분석했다. 마지막은 리어엔드다. 앞서 쏘나타의 전면부가 르 필루즈 컨셉트의 스포티함을 잘 반영했다면, 후면 부는 미래지향성을 담아낸 분위기다. 르 필루즈 컨셉트의 후면부는 C필러와 캐릭터라인이 형성하는 넓은 숄더라인덕분에 펜더의 볼륨감이 살아난다. 또, 캐릭터 라인과 트렁크 리드가 하나의 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의 디테일적인 요소보다는 심플한 면을 통해 전체적인 실루엣을 강조한다.


양산형 DN8의 실루엣도 제법 훌륭했다. 꾸준히 설명해온 패스트백 루프도 그렇고, 트렁크 리드는 스포일러 형상과 함께 끝부분 윤곽선이 곡선형을 띈다. 자연스럽게 리어펜더의 볼륨감이 살아난다. 숄더라인 끝단에서 만나는 테일램프도 컨셉트 카의 모습을 잘 반영했다. 이질적이지 않게 곡선형의 바디라인을 강조한다. 테일램프의 형상은 일자형이고 메인 모듈은 양측에 배치했다. 일자형 테일라이트도 잘 활용하면 자동차의 차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도 물론이다.


테일라이트에도 심리스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트렁크 리드 부분만 보면 상하 분리형으로, 양측의 메인 모듈과 끊어지는 라인을 최소화한 디자인이다. 그래픽이 심플한 것도 특정 디테일을 강조하지 않던 르필루즈 컨셉트의 모습을 따른다. 범퍼에도 양각의 라인을 새겨 부피감을 살렸다. 넘버가드를 하단에 배치하여 트렁크 리드가 간결해질 수 있었고, 리플렉터도 수평적으로 깔끔하게 배치했다. 범퍼 하단에는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인 디퓨져와 듀얼 머플러 팁이 배치된다. 쏘나타 센슈어스의 스포티함을 반영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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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센슈어스의 후면 디자인은 상당히 정교하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프로파일과 리어엔드의 접점은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 DN8의 뒷모습이 추구하는 심리스 스타일 디자인은 그 자체로 개성적인 모습이 될 가능성도 있긴 하다. 이따금 중형세단이 보여왔던 정형화된 스타일과는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심플한 디자인이 과감하거나 개성적인 디자인보다는 개인 취향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쏘나타 DN8의 리어엔드 디자인은 크게 상품성을 저해시킬만 한 모습이 아니다.


트렌드에 어긋나는 디자인도 아니다. 현대차의 디자인은 가끔씩 트렌드를 이끌어가기도 했다. 유선형의 패스트백 루프와 일자형 테일램프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말 흔하게 쓰이는 디자인 요소다. DN8의 디자인이 특정 집단에 비판을 받은 이유는 뒷모습과 옆모습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전면부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따른 쏘나타의 지향점은 분명했다. 보다 젊고 역동적인 비율과 스타일의 익스테리어다.


앞서 쏘나타의 프런트 마스크는 '스포티'를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쏘나타보다 디테일이 많이 개선되었고, 그 어느때보다 대담하다. 그럼 더더욱 지향점에 걸맞는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문제는 시각적인 '부조화'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3차원 형상이다. 확대된 크기의 그릴과 날렵한 형상의 헤드램프, 음영대비가 확고한 범퍼 등 각 구성요소들의 지향점도 분명했다. 하지만 이를 합쳐두고 본다면 약간은 난잡해 보일 수 있고, 디자인 요소의 과잉은 부담스러운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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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요소들은 유기적인 형상을 갖춰야 한다. 현대차가 공개한 르 필루즈라는 컨셉트 카가 그런 디자인 요소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잘 실현했다. low&wide한 인상을 위해 프런트 마스크를 낮게 배치하며, 헤드램프의 포지션도 함께 낮추었다. 대형 그릴과 헤드램프는 하나의 프레임에 통합되어 이질감을 지워냈다. 심플한 인상의 범퍼는 자칫 디자인 요소의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던 대담한 그릴과 균형을 이룬다. 물론 컨셉트 카에는 공상이 섞여 있다. 미래를 반영한 컨셉트 카의 디자인을 그대로 양산시킨다는 건 불가능 하다.


그런 컨셉트 카의 우호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양산 차량에 잘 스며들게 해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dn8의 리어엔드및 프로파일 디자인은 긍정적으로 보았다. 하지만 전면부 디자인은 다르다. 컨셉트 카가 보였던 과감함과 간결함의 조화란 찾아보기 어렵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그 자체의 크기와 독특한 형상만으로 존재감을 강조한다. 프런트 펜더까지 밀려난 헤드램프는 위치가 어정쩡하다. 그러면서도 가니시 히든 램프까지 첨부하며 헤드램프의 존재감도 알리고자 한다.


범퍼는 음영대비가 심해 날렵한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지만, 특정 각도에 따라서는 조잡한 인상을 남길 뿐이다. 과시적인 에어인테이크도 마찬가지, 컨셉트 카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움은 없다. 조목조목 따져보면 단지 형상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고 이상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는 개인 취향이니 절대적인 지표가 아니다. 하지만, 디자인 요소의 과잉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전체적인 모습을 바라보지 부분적인 디자인 요소의 디테일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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