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생활
인간은 험난한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각기 다른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바닷속 깊숙이 내린 닻은 그물과 낚싯바늘로부터 나를 안전하게 해 주었지만 더 이상 위로 떠오를 수 없었다.
- 전시 '인간생활' 중에서
안전장치는 불확실한 미래의 상황에 대비하여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역할이다. 흔히 말하는 일종의 보험이 될 수도 있고 지금 가는 길의 실패를 대비하여 다른 길을 미리 찾아보는 것 또한 그렇다. 특히 부모님 세대는 더욱 안정적인 삶을 요구하시고 99퍼센트의 꿈의 성공률이 있어도 1퍼센트를 위해 우리들을 말릴 수 있다. 조금도 실패의 상처를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된 걱정의 마음이다.
처음의 문구는 안전장치의 대한 양면적인 효과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내용이다. 지면에서의 브레이크처럼 닻은 바다에서의 제동 장치이다. 그것을 물고기와 접목하여 생각했었다. 물고기가 닻을 내려 바닷속에서 제동장치를 걸 수 있다면 강한 해류에 휩쓸리지 않을 테고 떠오르지 않아 평생 낚싯바늘이나 그물로부터 안전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닻으로 인해 물고기는 위로 떠오를 수 없으며 자유롭게 헤엄칠 수도 없게 된다. 그것을 갈망하여 닻을 제거하였을 땐 이미 나이가 들어 힘찬 헤엄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A'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A'에 대한 노력만 하면 되지만 본인이 'A'를 이루지 못하게 되었을 때 돌아갈 곳이 없어진다. 그래서 'A'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A'에 대한 노력은 물론 그와 상관없는 분야의 'B'까지 함께 공부를 하기도 한다. 'A'를 이루면 쓸모가 없는 'B'이지만 가지고 있으므로 언제든 먹고살 수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꿈인 'A'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건 전자이겠지만 실패 후 대처는 후자가 더 유연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해보았을 때,
이 안정장치라는 것은 과연 긍정적인 것일까 부정적인 것일까.
본인 스스로가 필요로 여긴 안정장치가 아닌 그저 타인에 의한 안정장치가 아니길 바란다. 자신의 인생 설계를 반드시 스스로가 하여야 하며, 자신의 계획에는 확고한 자신감 또한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나 타인의 안전장치의 권유를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하는 것이 아닌 그냥 시키니까 하는 안전장치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나의 안전장치가 혹여 발목을 잡고 나를 위로 떠오르지 못하게 하는 닻은 아닌지, 작은 해류에도 휩쓸릴 것 같음에도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간으로서 사회라는 망망대해를 살아가는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