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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13살, 6살 고양이의 봄

by 책공장

14살, 13살, 6살 고양이의 봄


봄이 왔다.

고양이의 시간.


11년 전 동네에 한꺼번에 나타난 많은 고양이들 중

찡이마당에 유일하게 정착한 목걸이.

14살이다.

11년간 마당을 지킨 명실상부한 마당의 오너.

새로운 고양이가 나타날 때마다 무섭게 쫓는 게 야속하지만

이곳은 목걸이 나와바리니 별 수 없다.


지난 겨울 한파 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집으로 끌려 들어온 작은귀는

1년 넘게 별 수 없이 집고양이으로 살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자 베란다에 나가 오매불망 자유를 그리지만

13살에 치아흡수성병변, 침 흘리고, 피 나고...

집과 마당을 자유롭게 다니면 좋으련만 목걸이가 작은귀만 보면 무섭게 쫓으니 별 수 없이 집고양이!

청소년 때 나타나 6살이 된 은애는

아저씨처럼 일단 눕는 게 디폴트.

지난 1년 동안 목걸이의 구박을 어지간히 받으면서도 마당에 정착해준 고마운 놈.

덩치가 2배인데도 목걸이의 구박을 받아주는 착한 놈.


2025년의 봄을 또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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