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화되지 못한, 가축이 된
폭우로 인한 재해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사람도 동물도.
축사에 깔리거나 매몰되고 갇히 거나 묶인 채 죽은 동물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작업을 하면서
대형 재난 때 동물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알았다.
사람들이 사라진 곳에 남겨진 동물들은
축사에 갇혀 굶어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봉사자들이 풀이라도 먹으라고 문을 열어주니
목이 마른 소들은 용수로로 갔다.
물을 먹은 후 다시 땅으로 올라가지 못해 또 죽었다.
인간이 포크레인으로 끌어내지 못하면 소는 스스로 올라가지 못한다.
<총균쇠>에는 야생동물이 가축이 되는 여러 가지 조건이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성격이다.
공격적이지 않은 착하고 순한 동물이 가축화에 적합하다.
축사에서 나왔지만 물에 갇힌 채 어쩌지 못하는 불안한 눈의 소들과
케이지에 갇혀 도망도 치지 못한 150만 마리의 닭과 여러 동물들.
순한 동물들이 인간에게 와서 이 재난을 혹독하게 함께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