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보래이
사람 한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큰둥하구나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렁 저렁
그저 살믄
오늘 같이 기계(杞溪)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 잖는가베
앙 그런가 잉
이 사람아
오늘 같은 날
지게 목발 받쳐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탈 바라보며
한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 기라
* 박목월〈기계장날〉
매일 책을 읽는 사람.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사람. 가와이 하야오를 닮고 싶은 사람. 키키 키린을 좋아하는 사람. ‘술과 음식’에 관한 한은형과 미깡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