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난소암 환자다. 투병 기간은 올해로 7년 차다.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30~40%인 걸 감안하면, 엄마는 상당히 복 받은 사람이다. 치료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밖에서 보면 건강한 사람처럼 보인다.
지난해 12월 암이 하나 발견됐다. 크기는 매우 작았다.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했으니, 초기에 발견한 듯싶다. 의사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다른 장기에도 전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심 안도했다. 그러나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환자’에게 수술은 두렵게 느껴진다. 어쨌든 마취를 하고 피부를 절제해야 하니. 또 회복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엄마는 잘 이겨냈다. 실로 감사했다.
걱정은 이후 정기 검진에서 비롯됐다. 병원에서 항암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소식을 문자로 받았다. 현재로서는 암 수치가 괜찮았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약물 치료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엄마에게는 효험 있는 약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집에서 관리 잘하고, 수술을 통해 빠르게 암세포를 떼어내는 게 최선이다.
약이 없다는 소식이 참 무섭게 느껴졌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약이 없단 말인가...’
암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밤에 집으로 돌아와 울컥 울음이 터질 뻔했다. 그간 내가 효도하지 못한 게 죄송스러웠고, 엄마를 곁에 두고 담배 하나 끊지 못하고 있는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의료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나는 약이 없는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할 수 있는 게 없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멘탈이 무너져 엄마 앞에서 힘든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엄마 속은 더 힘들 테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다. 엄마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해주는 일이다. 그래서 당장 이번주에 정선 여행 일정을 잡았다.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다.
많이 불안하다. 기도뿐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엄마가 자연적으로 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울 것이다. 진부하지만,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다. 엄마가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내가 엄마의 웃음이 되어드릴 것이다. 이 글이 엄마 암 완치의 첫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