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서른 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대한민국에서 서른 즈음에 가장 많이 듣는 노래. 오히려 서른이 되면 듣지 않는 노래. 서른이라는 나이에 환상을 가지게 되는 목소리의 노래. 나는 이 노래를 스물다섯 대학교 기숙사에서 밤 11시 이후에 많이 들었다. 김광석의 목소리는 우리나라 사계절 언제든 밤과 참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상하게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공부하고 싶어졌다. 특히 이 가사 부분을 들으면 말이다.
사람들은 인생을 ‘살다’로 표현한다. 그렇지만 나는 ‘죽어간다’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살다’라고 하면 내가 무한한 시간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을 받는다. 즉, 끝이 어딘지를 모르고 계속 길 위를 걷는 느낌이라 막막하다. ‘살다’는 출발선에서 길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죽어간다’는 끝을 알고 남은 거리를 따져서 내 체력을 분배해서 쓰는 느낌이 들어 좋다. 누군가는 ‘죽음’이 연상되기 때문에 싫다고 하겠지만, 인간은 어떻게든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아닌가? 그 끝을 안다는 것은 남은 기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도 거리를 정해놓지 않고 무작정 뛰면 빨리 지친다. 그렇지만 골인 지점을 알고 있다면 거기까지 달리기 계획을 세워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죽어간다’는 표현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사는 (내 인생의 출발선에서) 또 하루 멀어지고, 매일 살았던 날과 이별한다는 느낌.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 무언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학교에 갓 복학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충만했기에 더 좋은, 더 나은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정말 그때의 젊었던 나와 매일 이별하며 멀어지고 있다고... 그때처럼 최선을 다해 살았던 시절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약간의 절망감도 이 노래를 들으며 느낀다. 나의 찬란했던 대학교 3학년 시절.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추억 보정이 되었겠지만 그때만큼 재미있고 좋았던 인생은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