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넷에 시작하는 치아교정_1화

이 돈을 들이는 게 맞나?

by besimple

양악수술을 안 해도 주걱턱을 고칠 수 있다니! 그게 뭐가 됐든 당장 하고 싶었다.


"총 얼마나 드나요...?"

그건 정밀 검사를 해 봐야지만 알 수 있다고 했다. 정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치료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이 확정돼야 어떤 장치들이 필요한지 확정이 되기 때문이었다.


정밀검사비는 25만 원이었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사람들은 큰돈이 드는 뭔가를 할 때는 여기도 저기도 다 가보고 알아보라고 하는데,

내가 알아본 바로는 사실상 다른 병원도 이 정도의 검사 비용이 든다.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검사를 받는다면 아마 백 이상 깨질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정밀검사를 한다는 건

곧 내가 이 치과에서 교정을 진행하겠다는 결심과 같은 것이었다...


'그래, 그냥 여기서 하자...!'

사실 퇴근 후에 갔던 거라

나는 뭘 재고 따지고 할 이성의 잔고가 바닥나 있었고

빨리 다 해치워버리고 나의 치료 계획과 비용에 대한 내용을 확정적으로 듣고 싶었다.


그래서 바로 정밀검사 갈기기!

왠지 모르게 치욕스러운 느낌이 드는 사진을 몇 장 찍고,

꼴깍 넘어갈 것 같은 침을 참으며 치아 본을 떴다.


25만 원을 결제하는 순간..

과연 내가 잘하는 짓일까 싶은 생각이 또 한 번 들었지만,

병원 1층에 있는 배스킨라빈스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으면서 앞일을 도모해야겠다고 고민을 미루고는 금세 잊어버렸다.



뒤늦게 두쫀쿠에 미친 나는
‘두바이에서 온 엄마는 외계인’을 먹으면서
방금 결제한 영수증을 쏘아봤다.


25만 원이라…
아이스크림 50개치네.

내가 이 교정을 받기로 결심한다면

앞으로 이 돈의 50배쯤 더 들겠지?


다음 정밀검사 결과를 들으러 올 때쯤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적어도 치과 의사 선생님의 그 눈만큼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정만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나를 보았던 그 눈! 조금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약간은 도른 자의 눈.
무시무시한 집념이 뚝뚝 묻어나는 눈.

어떤 치아도 바로 정렬시켜 버릴 것 같은 눈이었다.


나는 결국
그 눈을 믿고 이 길을 가게 될 것 같았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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