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이스터 <편안함의 습격>
'편안함을 물리칠수록 내 몸이 건강해지겠구나!'
이 책을 다 읽고 내린 결론입니다.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이 책 『편안함을 습격』을 꼽을 만큼 즐겁게 독서를 했는데요, 읽는 재미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실제로 사람을 대단한 '실천가'가 되게 만듭니다. 저는 읽고 나서, 아니 사실은 읽는 중에도 갑자기 동네 뒷산에 오르거나 산책을 나가는 일이 잦아졌는데요. 그게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저에게 필요한 일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거의 모든 게 해결되는 요즘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우리의 몸을 심각하게 망치고 있다는 사실! 물론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진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깨우침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이 바로 러킹(rucking) 입니다.
‘러킹’은 군인들이 무거운 군장을 메고 행군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이라면 “으악, 행군!” 하고 손사래를 치실텐데요. 그런데 의외로, 이 러킹이 건강을 위한 최고의 운동 중 하나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책에는 매일 아침 20kg짜리 철판을 넣은 배낭을 메고 8km 이상 걸은 ‘매카시’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특수부대원 출신인 그는 56kg 군장도 거뜬히 메던 사람인데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골격이 더 단단해졌고, 군살이 빠지면서 힘이 더 붙었습니다. 지구력이 하늘을 찔렀죠."
아니, 도대체 어느 누가 이런 몸을 마다하겠어요?
그런데 이런 중노동에 가까운 신체활동이 과연 몸에 좋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괜히 했다가 다치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책은 인간은 본래 짐을 나르는 존재로, 그렇게 진화했다고 말합니다.
수렵채집 시대 사람들은 짐이나 무기를 지고 먼 거리를 이동했으며, 사냥한 고기를 다시 지고 돌아왔습니다. 고대 탐험대 역시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짊어지고 미지의 세계로 향했죠. 심지어 19세기까지 모든 군대의 병사들은 평균 16kg의 장비를 메고 다녔고, 최근까지도 미국 병사들은 45kg 군장을 메고 행군했다고 합니다.
물론 무게가 무한정 늘어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약 23kg이 근력과 지구력을 기르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가장 최대 무게라고 해요. 이 무게는 군인들의 러킹 관련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미국에서 발표한 결과입니다. 군인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게를 알고 싶었던거죠.
매카시는 러킹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그걸 슈퍼 미디엄(super medium)이라고 부릅니다. 특전사 대원을 떠올려 보세요. 지나치게 마르지도, 과도하게 근육질도 아니죠. 러킹은 몸을 균형 있게 만들어줍니다. 지방이 많으면 빠지고, 말랐다면 근육이 붙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이제 완전히 결심을 했습니다. 러킹은 내가 평생 해야하는 일이 되겠구나!하고요.
그래서 처음 생각한게 '출퇴근 길에 백팩을 조금 무겁게 메고 걸어야겠다' 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방이 필요해졌죠. 그런데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가방까지 소개해 줍니다? 매카시가 직접 개발한 고럭(GORUCK)이라는 백팩이에요. 처음에는 군용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일반인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좀 찾아보니 국내에서도 꽤 유명한 가방이었습니다. 다만 한국에는 정식 수입이 없어 직구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시중에서 파는 백팩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장 23킬로그램을 지고 다닐 건 아니니까요. 출퇴근할 때 노트북, 책 몇 권, 우양산 정도만 넣자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항상 메고 다녔던 크로스백과는 확실히 다르더군요. 처음 든 생각은 “왜 진작 백팩을 안 멨을까?” 하고 아쉬워했습니다. 일단 너무 편해요.
매카시는 말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저희는 새로운 물건을 발명한 게 아닙니다. 인간은 두 발로 서서 두 손을 해방시킨 순간부터 뭔가를 운반해왔습니다. 우리는 단지 단순하면서 인간에게 오래도록 효과적이었던 방식을 다시금 권장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라고요.
그렇다면 가방에 무게를 더해 걷는 게 왜 좋은 걸까요?
첫째로, 무게를 메면 근육이 더 많은 피를 필요로 해서 심장이 더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덕분에 근력은 물론 심장도 강해지고, 심폐지구력이 높아지죠. 연구에 따르면 심폐지구력이 높을수록 현대인들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부터 멀어진다고 합니다.
둘째로, 부상 위험이 별로 없습니다. 러닝과 달리 러킹은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훨씬 적습니다. 달리기는 무릎에 체중의 8배, 걷기는 2.7배의 하중이 실리는데, 러킹은 걷기의 범주에 들어가면서도 심폐 효과는 달리기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특수부대 병사들의 주요 부상 원인중에는 달리기가 가장 많았다는 조사도 있어요. 그러니까 러킹은 부상의 위험이 적으면서도 운동효과는 충분히 낼 수 있는 운동인거죠.
셋째로, 무엇보다 러킹은 각자 맞는 무게를 짊어지고 함께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자연 속에서 하루 20분만 걸어도 정신·육체 건강이 좋아진다”는 연구를 소개했는데요, 자신에게 맞는 무게를 더하면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니까 혹시 러킹을 시작하실 분들은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짐을 지지 마시고, 천천히 조금씩 무게를 늘리시면서 산책이나 산행을 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앞으로 출퇴근길이나 산책할 때 조금씩 무게를 늘려가며 러킹을 해보려 합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러킹이 코어근육을 강화하여 허리와 어깨 건강에 도움이 된다니 든든하더군요. 그리고... 다음 쇼핑 리스트는 아마 새 운동화가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쇼핑으로 이어진 독서였지만, 어쨌든 이 책은 저에게 “가방 메고 걸어보기”라는 아주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남긴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책이 일상을 바꾸고, 건강까지 챙겨주니 이보다 좋은 독서 효과가 있을까요?
그럼, 핵심에서 벗어난 다음 책 리뷰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