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빌리
<인생 영화에 또 하나 추가>
이 영화를 그냥 지나칠 순 없다.
미국의 독립영화라고 소개되어 있음.
이 영화를 찾아서 볼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으니 그냥 주절주절 적어본다.
개봉을 2000년에 했지만 이미 1999년 영화제에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고 1998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독 이면서 주연을 맡은 빈센트발로 님. 멋지다.
교도소에서 출소했으니 험악한 범죄자 일 것 같은 빌리는
소변이 급해도 노상방뇨도 못하는 사람이다..
빌리가 드디어 화장실에 갔을 때 내가 얼마나 시원했는지...ㅡㅡ
여주인공 레일라(크리스티나 리치)는 어떤 배경의 어떤 사람인지 왜 때문에 전혀 설명이 없다.
금발의 웬즈데이 (아담스 패밀리의 웬즈데이)를 보니 낯설지만 그 큰 두 눈이 내가 누군지 기억해야지라고 말하고 있는 거다.
나를 납치한 그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고 또 사랑을 얻고.
이건 스톡홀름 증후군 인지 아닌지
모호하다.
원치 않는 방향에서 나를 바라보는 부모에게 끝없이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빌리를 보고 있으면 진심 가슴이 아픈데
이 부모라는 분들을 보면 또 눈물이 마르게 재미있는 캐릭터.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출연자 명단의 미키루크를 발견하고 너무 놀랐다. 본 적 없는데?
꼼꼼하게 등장인물 꿰맞추기를 하다가
빌리를 감옥에 보낸 사채업자가 미키루크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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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팀의 열혈팬인 빌리의 엄마(안젤리카 휴스턴)는 1966년 이후로 단 한 번도 우승한 적 없는 버팔로팀의 경기를 늘 챙겨보고 있으며" 제발 우승"이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겹쳐지는 나의 모습...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인 분노를 표출하는 그녀를 본다.
소리를 지르며 TV속 경기를 보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니
야구 보느라 소리 지르던 과거가 떠오르고... 내 그 기분은 잘
알겠다..
1966년
버팔로 팀이 딱 한번 우승한 그 경기는 , 빌리를 출산하느라 보지 못했단다. "내가 그때 얘를 낳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끔찍한 대사가 흘러나온다, 세상에...
부모님께 끝없이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어릴 때부터 짝사랑하던 여자에게는 고백도 못 해보고
내 인생이 구겨진 이유는 돈에 눈이 멀어 일부러 공을 놓친
버팔로팀의 스콧 우드 때문이라고 믿고 있으며
반드시 스콧을 찾아 죽일 것이고 이어서 자살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빌리는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고.
대신
뜨거운 핫초코와 하트모양의 쿠키를 손에 넣고 인생을 전환한다.
빌리 인생의 변곡점 레일라와 끝까지 행복했으면 좋겠다.
영화 관람 중 화가 안 난 걸 보면 음악도 좋았던 게 분명하다.
주연으로 열연한 빈센트발 의 연기도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미장센이 많이! 아주 많이! 좋았다.
그냥 첫 장면부터 홀렸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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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또 한 사람의 주인공 얼간이 루키(캐빈 코리건)가 남는다.
찌질한 빌리 ( 가만 보면 빌리는 동성 친구들에게는 인기가 좋았던가보다) 에게 얼간이라고 놀림과 구박을 받지만
빌리에게 가끔 충고도 해주고 , 위문품으로 건포도도 보내고
내 이름은 얼간이가 아니고 루키 라 항변하고
끝까지 소신 있게 행동한 인물 이거든. 참 꿋꿋해!
얼간이 루키는 빌리가 가장 믿는 친구였다.
감옥에 입소한 빌리는 루키에게 신신당부한다.
(아들이 감옥에 있는걸 부모님은 모르셔야 한다.)
그러니 이 편지를 해마다 부모님께 전해다오 이 멍청아!
이건 내년에 이건 그다음 해에! 잊지 말고 기억해 이건 내년에!!
내 손에 죽을 운명인 스콧을 만나러 가기 전 레일라에게 신신당부한다.
매년 명절에 이 사진을 보내야 해. 크리스마스에 보내.
나랑 너랑 잘 지내고 있다고 느껴져야 해. 우린 서로 사랑하고 사이도 좋은 부부지만 만지진 않아... 자 배경색을 바꿔서 찍어보자.
(내 죽음을 부모에게 알리지 마라. 아들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믿으면서 아빠. 엄마는 그렇게 살아가세요)라는.
#빌리가정말_행복했으면좋겠다.
#버팔로66